총총(怱總)히 지나가는 세월
주자청(朱自淸)
세수를 할 때는
세월이 세숫대야 속으로 지나가고
식사를 할 때는 그릇을 스쳐갔습니다.
나는 세월이 너무도 총총하게 지나가는 것을 눈치 채고는
손가락을 펼쳐 막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움켜쥔 손가락 사이로 빠져 나가는 것이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거울을 보면 내얼굴에, 턱에, 볼테기에 주름이 조금 더 생긴 듯 하다.
실하고 탱탱하던 얼굴인데.. 너까지..
불현듯 막막한 마음...
바로 옆의 지나가는 세월을 가로막지 못하는 심사를 위의 시 한편이
말해 주는 것 같다.
그리고,
인생
플라텐(1796-1835)
세상이 어떤 것인가를 알사람 누구랴,
사람들은 중병에 걸린 환자처럼
일생의 반을 꿈속에서 보내며
어리석은 사람들과 허튼 말을 나누며
사랑이라는 번민에 빠져 괴로워하느니
별다른 생각도 못하고, 하는 일도 없이
건들건들 놀다가 죽는 것이라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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