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길
유진택
한 때는 무수한 사람들이 오고 가던 소란한 길이었다.
사람들의 발길에 차여
크지 못하던 질경이와 그 질경이 같은 뚝심으로 일어서는 아침 햇살,
현란한 광채를 꿈꾸며 길은 뻗어 있었다.
어딘지 모를 먼 미래 쪽으로,
혹시 우리들 이 갈 수 밖에 없는,
운명의 길인지도 모를 그 시간 속으로 길은 선명히 뻗어 있었다.
언제부턴가 그 길은 침묵 속에 잠겨 있었다.
무수한 사람들의 소란스럽던 발길은 끊어지고 대신
크지 못하던 질경이와 그 질경이의 뚝심 같은 햇살이 길을 덮고 있었다.
하나둘 포근한 하늘 속으로 들지 못한 넋들이 그 길가에 서서이며,
수런수런 풀들의 흐느낌으로 묻혀갈 때 난 알았다.
그 길을 열고 닫는 건 아직도 낯선 길가에 서성이는
생명의 귀한 넋들이란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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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그렇게 그사랑했던 사람도 잊게 만들고
길도 사람의 발걸음이 멀어지면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 덤불만 무성하다.
기억 속에서 잊혀지고 지워지는 세월의 숙명.....
나는 오늘도 가지않았던 길을 꿈꾸고 있다... 07년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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