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일들에 의욕이 없거나 또는 허망하다고 느끼는 순간,
익숙하게 그리고 가장 친밀하게 지친 내 어깨를 두드리며 말을 건네는 사람이 있다.
바로 독일의 철학자인 프리드리히 니체다.
"왜? 무엇을 위해서? 어디로? 어떻게? 아직도 살아 있다는 것은 어리석지 않은가?
아, 나의 벗들이여, 나의 내면에서 이렇게 묻는 것은 저녁(삶에 지친 상태)이다.
내가 슬퍼하는 것을 용서하라. 저녁이 되었다. 저녁이 된 것을 용서하렴."
보이지도 않고, 알 수도 없는 생이라는 먼 길을 걸어가면서 우리들은 매 순간, 묻고 또 묻는다.
‘나는 어디에 서 있고, 어디로 가고 있는가?‘
하지만 그 누구도 그 물음에 대답해주지 않는다.
그러면서 스스로가 설정한 가치 있는 것들을 향해 백지처럼 아무것도 표시되어 있지 않은 길,
그 길 없는 길을 하염없이 걸어가고 있을 뿐이다.
막막하게 펼쳐진 길을 걸어가다가 그가 찾고자 했던 길을 찾기도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그 길에서 길을 잃어버리고 사면초가에 빠질 때도 있다.
이처럼 가끔 길을 잃어 망망대해를 표류하고 있을 때, 파도 넘어 보이는 불빛을 따라 가다가 보면
기적처럼 보이는 등대가 있을 것이다.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처럼 나를 감싸 안기도 하지만 어떤 때, 내가 지쳐서 딴 길로 가려고 할 때는
나를 야멸차게 몰아세우고 경고의 메시지를 전하는 등대,
그 등대가 나에겐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중 ‘드미트리 미짜’의 말이었다.
“우리는 수백만 金을 구하는 것이 아니고
자기 자신의 의문에 대한 해답解答을 구하는 사람 들 중의 한 사람이 되고 싶은 것입니다.”
나의 인생 항로는 거기에서 비롯되었다.
<가치 있게 나이 드는 연습> 중 <저자의 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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