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지키면 좋을 네 가지
“어떤 사람이 나에게 경계하여 말하기를, “ 예부터 한 가지라도 조그마한 재주를 지니게 되면
비로소 눈앞에 보이는 사람이 없게 되고,
스스로 한쪽에 치우친 지식을 믿게 되면 차츰 남을 업신여기는 마음이 생겨서
작게는 욕하는 소리가 몸을 덮게 되고 크게는 화환禍患이 따르게 된다.
이제 그대가 날로 글에다 마음을 두니 힘써 남을 업신여기는 자료를 마련하자는 것인가?” 하였다.
내가 두 손을 모으며 공손히 말하기를 ,“ 감히 조심하지 않겠는가.” 하였다.
<주역>에 이르기를
“분노를 참고 욕심을 억제하라.” 또 “말을 삼가고 음식을 절제하라.”
하였다. 대저로 이 네 가지는 인생의 큰 방축 防築이요. 심학心學의 큰 대업이다.
수신과 섭생이 어찌 이 두 가지 길이겠는가? 마음의 불을 타기 쉬우니, 그것을 끄는 것은 분노를 참는 것이요.
정수는 새기 쉬우니 그것을 새지 않게 하려면 욕정을 억제해야 한다.
비장은 기를 기르는 곳이다.
기가 흩어지지 않고 위로 올라가게 하는 것은 말하는 것을 삼가는 데서 부터 시작되고,
또 기가 체하지 않고 아래로 새어나게 하려면 음식을 절제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덕무의 <청장관전서> ’이목구심서‘ 3에 실린 글이다.
심히 어려운 일이다. 조금 아는 것을 떠벌리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는 것이 인간이고
그러다 보면 남을 업신여기게 되는 것이 인간이다.
“분노를 참고 욕심을 억제하고, 말을 삼가면서 음식을 절제하라.”
이 또한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그나마 몸에 밴 것은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내 몸이 허락하는 데까지만 섭취하고 나면
더 이상 흥미가 없다는 것
그것 뿐이다.
‘참고, 억제하고 삼가면서 절제한다.’
쉬운 것 같으면서 어려운 네 가지 말 중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할 말은 조금 남겨두고’
이 말이리라.
왜냐, 나를 돌아보면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멈추지 않고 일렁이는 파도처럼
예전과 달리 너무 말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대는 어떤가?
2021년 3월 31일 신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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