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 하나 날려도 봄이 간다.‘고 그렇게 가는 봄날을 아쉬워했던 두보도,
불로초를 구했던 진시황도, 폭군 네로도,
연극이 막을 내리듯
꽃잎이 우수수 떨어지듯 가버린 것을,
부질없이 ’사라지지마, 흐려지지마.‘를 외치면서 영원을 꿈꾸는
우리들, 곧 우리도 앞서간 사람들처럼, 떨어지는 꽃잎처럼 사라져 갈 것인데,
“영원히 살려고 생각하지 말고,
또한 저승길을 가지 않겠다. 생각하지 말아라.
진실로 사람들을 보나니,
어진 사람도 죽고,
무지한 자나 어리석은 사람도 죽으며,
두고 가는 재물은 결국 남의 것,
지상에서 비록 그들의 이름이 오르내려도
무덤이 가야 할 그들의 집이요,
대대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거처이다.
사람은 제 아무리 영화를 누려도
잠시 살다 죽고 마는 짐승과 같다.
부한 자의 종말이 이렇게 되고,
미식가의 행선지가 이렇게 되리라.
(...)
죽을 때 아무 것도 가져갈 수 없고,
영화도 따라서 내려가지 못한다.
그는 이 세상에 살아 있는 동안 자기 영혼에게
‘멋지게 처세하고 있는 너를 사람들은 칭찬한다.’
자화자찬 하고 있기는 해도
그 영혼은 선조들이 모인 곳으로 가고
영원히 빛을 보지 못하리라.
‘사람은 제 아무리 영화를 누려도
잠시 살다가 죽고 마는 짐승과 같다.“
(신정일의 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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