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노,병,죽음

갑자기 찾아온 가족의 죽음, 재산정리 - 금감원 '상속인금융거래조회서비스' 대폭 개선

언러브드 2013. 10. 26. 09:04

머니가족은 50대초반의 나머니 씨 가족이 일상생활에서 좌충우돌 겪을 수 있는 경제이야기를 알기 쉽게 전하기 위해 탄생한 캐릭터입니다.

 머니가족은 50대 가장 나머니씨(54세)와 알뜰주부 대표격인 아내 오알뜰 씨(51세), 20대 직장인 장녀 나신상 씨(29세), 대학생인 아들 나정보 씨(26세)입니"다.

그리고 나씨의 어머니 엄청나 씨(77세)와 미혼인 막내 동생 나신용 씨(40세)도 함께 삽니다.

머니가족은 급변하는 금융시장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올바른 상식을 전해주는 것은 물론 재테크방법, 주의사항 등 재미있는 금융생활을

여러분과 함께 할 것입니다.

[[머니가족의 좌충우돌 재테크]금감원 '상속인금융거래조회서비스' 대폭 개선]

오알뜰씨의 동창 정황망씨는 얼마 전 시부상을 당했다. 건강하던 분이 사고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가족들은 정신없이 장례를 치렀다. 슬픔을 추스를 겨를도 없이 생각지 못한 일이 여기저기서 생겼다.


상속재산을 정리하는 과정에서다. 갑자기 몰랐던 빚이 튀어나왔다. 생전에 투자했다는 주식은 어디서 찾아야할지도 선뜻 떠오르지 않았다.

허둥지둥 시행착오를 겪었다. 황망씨의 얘기를 들은 알뜰씨도 남의 일처럼 여겨지지 않았다.

모시고 사는 엄청나씨도 고령 인만큼 미리미리 알아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민하던 오알뜰씨가 발견한건 금융감독원이 운영하고 있는 '상속인금융거래조회서비스'다.
상속인금융거래조회서비스는 말 그대로 상속인이 사망자의 생전 금융거래를 한눈에 조회할 수 있는 제도다.

상속인 중 한 명이 금감원 본원이나 지원, 출장소 혹은 은행 지점(수출입은행 제외), 우체국 점포, 삼성생명 고객플라자 등을 방문해 서비스를 신청하면 된다.

서비스 이용은 무료다.

필요한 서류는 사망자의 사망사실이 적힌 증명서나 사망진단서 원본, 상속인 자격 확인을 위한 가족관계증명서, 상속인의 실명확인증표 등이다.

 대리인이 신청할 경우에는 위임장과 상속인의 인감증명서 또는 본인서명사실확인서가 필요하다.

금감원은 신청을 받으면 전산망을 통해 각 금융업협회에 조회를 의뢰한다.

각 협회는 소속 금융회사의 금융거래 내역을 확인해 신청 후 통상 5~15일 이내에 결과를 신청인에게 문자메시지로 통보해준다.

신청인은 각 금융업협회 홈페이지에서 개별 금융회사에 계좌 존재 여부, 부채 총 금액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조회대상자는 사망자와 여기에 준하는 실종자, 그리고 금치산자 또는 피성년후견인이다.

피성년후견인이란 질병, 장애, 고령 등의 사유로 정신적 제약이 있어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지속적으로' 결여된 사람으로서 법원 허가를 받은 후견인이

조회 신청을 할 수 있다. 즉 치매 등의 병환을 앓고 있는 가족의 금융거래도 조회할 수 있다.

조회서비스로 금융거래 전반을 알 수 있다.

조회신청일 기준으로 피상속인 명의의 모든 금융 채권, 채무를 확인할 수 있다.

각종 예금과 보험계약, 예탁증권, 공제 등과 대출, 카드사의 채무면제유예서비스(DCDS) 가입여부, 신용카드 이용대금, 지급보증 등이다. 피상속인 명의의 국민주, 미반환주식, 대여금고와 보호예수물, 보관어음 등의 정보가 있는 금융회사도 알려준다.

참고로 카드사의 DCDS 서비스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신용카드사가 매월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받는 대신 회원이 죽거나 질병 등 사고를 당했을 때 카드 채무를 면제해주고나 결제를 미뤄주는 상품이다. 가입돼 있는 사실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많아 한번쯤 챙겨봐야 한다.

금감원은 조회서비스 대상 금융기관과 조회내용, 조회절차 등을 최근 대폭 개선했다.

이전에는 문자메시지로 예금계좌 존재여부만 알 수 있었기 때문에 정확한 잔액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금융회사에 직접 일일이 방문해야만 했다.

예컨대 5군데 은행에 계좌가 있다고 하면 제출용 가족관계증명서와 기본 증명서를 다 발급받아 각 은행을 찾아가야 한다.

은행별로 2000원 정도 수수료도 받는다. 교통비와 각종 발급비용 등을 감안하면 시간적, 금전적 부담이 적잖다. 그런데도 막상 들여다보면 잔액이 거의 없는 경우가 허다했다.

특히 대부업체 대출은 제대로 조회할 수 없어 상속 절차를 밟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우선 금감원은 이 같은 불편을 고려해 조회대상 금융기관을 확대했다.

기존 은행, 농·수협·신협·산림조합 등 상호금융회사, 증권사, 선물사, 자산운용사, 저축은행, 보험사, 여신전문회사, 새마을금고, 우체국, 한국예탁결제원 외에도 9월2일부터 신용보증기금과 기술신용보증기금의 구상권과 보증채무, 한국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주택연금 등도 조회 대상에 포함됐다.

대부업체 신용정보 컨소시엄에 가입한 79개(7월 말 기준) 대부업체의 채무도 조회할 수 있다. 주요 대형 대부업체가 대부분 포함돼 있어

상속 재산 조회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여기에 11월1일부터 한국장학재단의 학자금대출과 미소금융중앙재단의 휴면예금·보험금도 조회 대상에 추가된다.

또 예금계좌의 금액수준도 통보해준다. 텅 빈 계좌를 하나하나 방문해 확인해야했던 불편이 없어질 전망이다.

예금 잔액(원금)을 0원, 1만원 이하, 1만원 초과 등 구간별로 알려주는 방식이다.

상속인 자격확인 절차도 간소화했다. 상속인금융거래조회를 신청한 상속인이 신청 후 3개월 이내에 금융회사를 방문하면 추가서류 없이 상속인의 신분증과 접수증만으로도 잔액조회가 가능토록 했다. 금융회사는 상속인금융거래 접수시스템에 입력된 관련 정보와 일치여부를 확인해 자격을 검증한다.

유의할 점도 있다. 통상 금융회사는 조회신청사실을 통보받으면 해당 계좌에 거래정지 조치를 내린다.

이후 예금지급은 원칙적으로 상속인 전원의 동의에 따라 해당 금융회사에서만 가능하다.

상속인은 조회대상자의 금융자산과 채무를 비교해 빚이 자산보다 많다면 상속포기를 결정할 수 있다. 상속은 크게 3가지 경우로 이뤄진다. 먼저 단순승인이다.

자산이 부채보다 큰 경우 모든 자산과 부채를 승계한다. 한정승인은 자산과 부채규모를 정확히 알 수 없을 때 자산 범위 내에서만 부채를 승계하는 경우다.

상속포기는 부채가 자산보다 많아 모든 자산과 부채를 물려받지 않겠다고 결정하는 것이다.

상속포기 여부는 상속개시(사망일 등)가 있음을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결정해 법원에 신청해야 한다.

상속여부를 결정하기까지 걸리는 3개월 동안은 사망자 빚에 대한 연체이자를 내지 않아도 된다.

2010년만 해도 은행과 저축은행, 신용카드사 등이 채무자 사망일 이후 부과한 연체이자가 약 5억9000만원에 달했다.

아울러 중도상환수수료 역시 안내도 된다.

사망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피상속인(차주) 대출금을 상속인 명의로 변경하지 않고 중도 상환할 때 중도상환수수료가 면제되는 것이다.

 2011년부터 작년 6월까지 국내 은행이 차주 사망에 따라 부과한 중도상환수수료는 약 6억원으로 추산된다.

상속인이 대출계좌당 평균 30만원 꼴로 수수료를 물어낸 셈이다.

정태두 금감원 민원상담팀장은 "상속인금융거래조회서비스를 이용하면 갑작스러운 가족의 사망이나 실종 등 어려움에 처했을 때

금융자산이나 채무를 제대로 알지 못해 겪는 어려움을 예방할 수 있다"며

"보다 자세한 사항은 금감원 통합콜센터(국번 없이 1332)에 문의하면 친절히 안내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박종진기자 free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