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산행 팁(Tip)

대구앞산-1

언러브드 2012. 11. 29. 15:38


[특별부록지도코스가이드] 대구 앞산(658.7m)
'앞산' 보통명사가 고유지명이 된 옛 성불산… 250만 대구시민의 휴식처인 도시자연공원
경상북도 영천과 경주 사이 낙동정맥의 사룡산(683m)에서 남서쪽으로 가지를 친 능선이 비슬지맥이다. 이 비슬지맥이 경산 남쪽을 휘돌아 비슬산(1,084m)에 이르면 주능선이 T자형으로 나뉜다. 비슬산에서 남동으로 꺾이는 비슬지맥은 밀양 방면으로 나아간다.

비슬산에서 북동으로 가지를 치는 능선은 청룡지맥이다. 이 청룡지맥이 약 17km 거리에 이르러 빚어 놓은 산이 앞산(658.7m)이다. 앞산에서 더 나아가는 청룡지맥은 대구 중심가에서 서쪽으로 휘어 약 16km인 궁산(251m)에 이르러 여맥을 낙동강 지류인 금호강에 가라앉힌다.

▲ 산성산 정상을 대신하는 650m봉에서 본 앞산 정상(오른쪽)과 남동릉. 왼쪽 뒤는 대덕산.

앞산의 본래 이름은 성불산(成佛山)이었다 한다. 이 기록은 평생을 대구 지역 산림공무원으로 지낸 이정웅씨가 펴낸 <나의 사랑, 나의 자랑 대구>의 기록을 보자. 이정웅씨는 1832년대에 편찬된 <대구읍지>에서 다음과 같은 기록을 찾아냈다. “성불산재부남십리관기안산자비슬산래(成佛山在府南十里官基案山自琵瑟山來:성불산은 대구부 남쪽 10리 안산으로 비슬산으로부터 비롯된다)”라는 기록이다. 여기에서 ‘관기안산’이란 관청의 맞은편 산을 말한다. 즉 옛 관청터였던 지금의 중앙공원 맞은편 산을 말하는데, 바로 지금의 앞산을 이르는 것이다.

그는 또 1972년에 발간된 <대구·달성지> 승지편(勝地編)에서 다음과 같은 기록도 찾아냈다. “성불산은 대구의 안산으로 은적·안일 두 암자가 있으며 옛 성터가 있다”는 기록이다. 지금도 앞산에는 두 절이 그대로 있다. <대구·달성지>의 기록이 오늘날과 흡사하다. 따라서 앞산의 옛 이름은 ‘성불산’이 틀림없다고 단정할 수 있다.

이정웅씨는 현재 대구시가 활용하고 있는 지도나 시중에 나와 있는 지형도들이 잘못 표기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고산골 정상 미군 통신대가 있던 곳이 산성산(653.4m)으로, 안지랑골 정상 경찰 통신대 있는 곳이 앞산(658.7m)으로, 승마장 옆으로 올라가는 매자골 정상이 대덕산(584m)으로 표기되어 있는데 이 모두가 <대구읍지>나 <대구·달성지>에 나오는 기록들을 종합해보면 매우 잘못되었음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왜냐하면 지금의 산성산에는 성터가 없어 산 이름과 전혀 무관하고, 오히려 케이블카 종점 가장 상단부에 문화재로 지정된 대덕산성이 있으므로 그 일대를 포함한다면 지금 경찰 통신대 있는 곳(앞산)이 산성산이라야 합당하다고 그는 주장한다. 매자골 정상이 대덕산이라는 것 역시 전혀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옛 사료와 오늘날 상황을 재정리해보면 지금 앞산이라고 불리는 산 전역은 ‘성불산’이었으며, 현재의 앞산 정상은 산성산이고, 고산골 정상이 대덕산이 된다고 이정웅씨는 주장한다.

앞산이라 불리게 된 연유는 대구의 앞쪽(남쪽)에 있는 산이기 때문에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앞에 있는 산이라는 뜻으로 보통명사로 쓰던 용어가 1965년 5월 대구시가 건설부 고시 제1387호로 ‘앞산공원’으로 시설결정하고 난 후 고유명사화되었다고 본다. 아니면 안산(案山·집터나 묏자리의 맞은편에 있는 산이라는 뜻)이라는 용어가 부르기 쉬운 앞산(안산→앞산)으로 되었을 것으로 그는 추정한다.

대구(大丘)라는 지명은 신라시대 ‘달구벌’‘달구불’이라 불리던 종래의 지명을 한자식으로 표기한 것이다. ‘큰 언덕’‘넓은 언덕’이라는 뜻이다. 대구가 오늘날처럼 대구(大邱)로 개칭된 것은 조선시대다. 1601년에 경상감영이 안동에서 이전해옴으로써 발전의 계기를 맞게 되었고, 그 후 400여 년간 발전을 거듭하여 지금은 총면적 885ha에 7개 구, 1개 군을 거느린 인구 250만 명의 우리나라 제3의 도시로 성장했다.

앞산은 행정구역상 대구광역시 달서구, 남구, 수성구에 위치한다. 서쪽으로는 현풍 유가사로 유명한 비슬산이 누워 있고, 비슬산 옆으로는 김해 평야의 젖줄인 낙동강이 유유히 흐른다. 북으로는 가산, 동으로는 팔공산을 마주하고 있다.

앞산에는 고려 태조 왕건에 대한 일화가 곳곳에 스며 있다. 파군재에서 패한 왕건이 숨어든 곳이 지금의 은적사(隱跡寺)이고, 안지랑골 왕굴로 거처를 옮겼다가 유성사(留成寺)에 편히 머물러 나중에 유성사 이름이 안일사(安逸寺)로 바뀌게 되었다. 그리고 달배골 임휴사(臨休寺)에서 휴식을 취했다는 전설이 그것이다.

공원 내에는 달배골, 매자골, 무당골, 안지랑골, 큰골, 고산골, 용두골 등 크고 작은 8개 계곡과 20여 곳에 달하는 약수터와 체육시설 등이 있다. 상수리, 굴참나무과 잣나무가 24ha 넓이로 산기슭을 뒤덮고 있는 이 산에는 계곡마다 생강나무, 쥐똥나무, 광대싸리, 소태나무, 산사나무, 병꽃나무, 사방오리나무, 층층나무, 개옻나무, 개암나무, 때죽나무 등이 하늘을 가린다.

대구를 대표하는 도시자연공원인 앞산은 수많은 시민이 즐겨찾는 휴식처다. 이 자연공원에는 6·25 당시 낙동강 전투 승리를 기념하기 위한 낙동강승전기념관과 충혼탑, 미군사고문단 전몰장병기념비, 청소년수련원, 궁도장, 승마장, 남부도서관 등을 비롯해 산행 후 별미를 즐길 수 있는 먹거리마을 등이 있어 가족단위로 찾아보기 좋다.


코스가이드

앞산 산행은 대중교통이 편리하고 인구밀집지구인 달서구 상인동과 송현동, 남구 대명동과 봉덕동 등에서 오르내리는 등산로가 많이 이용되고 있다. 상인동 방면은 달배골~달배고개~남동릉, 달배골~원기사, 상인동~대덕산 남동릉, 송현동 방면은 매자골~북서릉을 경유하는 코스가 대표적이다.

남구 대명동 방면은 무당골~604m봉~북서릉, 안지랑골~북서릉, 비파산 북서릉~비파산~북동릉을 경유하는 코스가 있다. 봉덕동 방면은 앞산공원~큰골 만수정~남동릉, 고산골 법장사~심신수련장~남동릉을 경유하는 코스가 인기 있다. 산 남동쪽인 수성구 가창면 방면은 사방산~산성산 남동릉~산성산~남동릉을 경유하는 코스가 대표적이다. 

이 코스들 외에도 샛길을 포함한 등산로가 많다. 그러나 공원관리사무소 측에서 자연보호를 위해 출입금지 표시물인 ‘샛길 이제 그만’이라 쓰인 플래카드와 로프로 막은 등산로는 코스가이드에서 제외했다. 여기에 소개하는 코스들은 관리사무소 측에서 구간별 거리를 측정한 이정표와 안내푯말이 설치된 지정 등산로들이다.

이 코스들을 상인동 달배골을 기점으로 시계방향(남쪽→서→북→동) 순으로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