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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산업 감자될 것인가?

언러브드 2010. 2. 12. 13:25

금호산업 감자될 것인가? 조회 42추천 0투자의견 0 의견없음신고
말뚝(geos****) 222.106.***.161 2010.02.12 13:16

금호산업 채권단(대우건설 FI 포함)들간 이해관계가 대립되어 워크아웃이 제대로 진행될지 아니면 법정관리로 넘어갈지 아직 모르는 상태입니다.

특히 FI들 중에는 그들에게 투자한 투자자들 등쌀에 머리가 터질 지경이니, 차라리 법정관리로 넘어갔으면 좋겠다고 하는 곳도 있습니다.

법정관리로 가는 것보다는 워크아웃을 진행하는 것이 협력업체와 그 직원들, 지역경제, 은행권 채권단, FI들 모두에게 좋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했다가는 FI들이 투자자들로부터 소송을 당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투자자들이 계속 갈구면 골 아프니까 차라리 법정관리로 넘어가면 그 핑계를 댈 수 있잖아요. 법정관리로 넘어간 이후 법적 절차에 따라 진행되는 것이니 우리도 어쩔 수 없다고 말입니다.

법정관리로 넘어가면 금호산업 주주들은 건질 것이 거의 없을 것입니다. 금호산업 주식의 내재가치가 주당 마이너스 2만원 쯤 하는 것이니 거의 소각당하다고 보면 될 것입니다. 쌍용차와 비교하여 법정관리 이후에도 좀 남겨줄 것 아니냐고 생각하실 지 모르지만 쌍용차는 금호산업에 비한다면 초우량주였습니다. 자본잠식이 되긴 했지만 실사 결과 총자본이 마이너스가 아닌 플러스로 나왔어요. 즉 자산이 부채보다 좀 많았다는 것이지요. 완전 자본잠식은 아니었던 겁니다. 그래서 밉지만 대주주인 상하이차가 보유한 주식을 소각하지 못한 것입니다. 5대1 1차 감자, 3대1 2차감자를 거쳐 대주주 보유 주식은 15대1로 줄어들었습니다. 금호산업의 경우에는 대주주 지분은 완전 소각될 것으로 보이고 소액주주 주식도 수십대1 감자 정도는 예상을 해야 할 겁니다.


다행히 법정관리로 넘어가지 않고 워크아웃이 진행된다고 해도 감자는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사실 현재의 금호산업 주주들은 대부분 감자를 예상하고 있을 것입니다. 산업은행장 등이 구조조정 과정에 감자될 것임을 시사하는 이야기를 여러번 했고 그걸 듣고 나서 금호산업 주식을 매수한 분들은 말할 나위도 없지요. 대부분의 금호산업 주주들은 감자될 것임을 예상하고 있으면서 감자되기 이전에 적당히 이익을 본 뒤 팔고 떠날 생각일 것입니다.


완전자본 잠식된 회사가 워크아웃에 들어가면 1차감자 -> 출자전환 -> 2차감자 이런 순서로 가는 것은 거의 공식이나 다름 없습니다. 2차감자까지 한꺼번에 하는 경우도 있겠고, 일단 1차감자와 출자전환이 끝난 후 재상장 되고 여러달 혹은 1년쯤 후에 2차감자되는 경우도 있고, 아예 2차감자까지는 가지 않는 경우도 잇습니다. 금호산업의 경우에는 2차감자까지가 피할 수 없는 수순인 것으로 보입니다.


지나간 일들을 상고해 보는 것은 미래를 예측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됩니다. 현대건설의 경우도 있었고, SK글로벌의 경우도 있었고, 팬택의 경우도 있었습니다. 한번쯤 지난 과정을 돌아보세요.

여러 경우들 중에서 금호산업과 꽤 비슷한 경우로는 현대건설의 경우를 들 수 있을 것입니다.

현대건설은 2000년까지 이익을 보거나 손실을 보거나 한 해 손익 규모가 천억원 내지 2천억원 정도였습니다. 그러다가 2000년에는 갑자기 우발적으로 2조가 넘는 손실을 보았어요. 금호산업이 대우건설을 인수했다가 망하게 된 것처럼 당시 현대건설은 한남투신을 인수했다가 곤란하게 된 것이지요. 주식 평가손이 5천억원이 넘었어요. 게다가 이라크 공사대금을 받을 수 있을지 예측하기 곤란한 상황이었지요. 그래서 이라크 공사대금 받을 것의 50%를 대손충당했어요. 그것도 한 5-6천억원. 이것 저것 합하여 한해 손실 규모가 2조원이 좀 넘는 정도였습니다.

금호산업의 경우에도 작년 한해 손실 규모가 2조원이 훌쩍 넘습니다. 가장 큰 것은 대우건설 풋백옵션 손실이지요. 그 외에 주식 평가손도 있고 자산 매각 손실도 있습니다. 당시의 현대건설과 현재의 금호산업을 비교하자면 지금의 금호산업이 좀 더 좋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보입니다. 손실 규모도 지금의 금호산업이 당시의 현대건설 이상이고요. 손실 나기 전의 자본총계에 있어서 지금의 금호산업보다 과거의 현대건설 쪽이 더 많았기 때문입니다.

하여간에 현대건설은 2-3만원 하던 주식이 2000년에는 1만원 정도로 떨어졌고 유동성 위기가 오자 4천원 정도까지 떨어졌습니다. 워크아웃 이야기 나오고 감자 및 출자전환 이야기가 나온 후에는 지속적으로 떨어져서 5백원대까지 떨어졌었습니다.(당연히 중간 중간 반등도 있었습니다.) 마지막에 5백원 대에서 좀 반등하여 6백원대가 된 뒤에 6대1 감자를 맞게 되었습니다. 소액주주들은 6대1 감자를 당했지만 정주영 일가의 주식은 사재출연 후 완전소각되었습니다. 2조원 좀 넘게 출자전환 후 재상장된 주식은 5-6천원을 가다가 나중에는 3천원대까지 떨어졌습니다. 이후 9대1로 2차 감자를 맞게 되었지요.


금호산업의 경우에도 대주주의 주식들은 소각될 것으로 보입니다. 소액주주들의 주식은 5대1 내지 10대1 정도로 1차감자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언젠가는 2차감자까지 될 것입니다. 2차감자를 하는 이유는 1차감자 출자전환이 끝난 후에도 자본이 자본금보다 적게 되기 때문입니다. 태생적으로 부분적으로 자본잠식된 상태로 출발하기 때문입니다. 가령 자본금 2조5천억원에 총자본(자산-부채)은 1조5천억원 정도가 될 것이니까요. 주식수가 5억주 정도로 너무 많다는 문제도 있고요. 그러나 2차감자 자체는 크게 겁낼 일은 아닙니다. 문제는 1차감자가 얼마나 되느냐이지요. 채권단이 정하기 나름입니다.


혹자는 기존 주주들의 자본금 규모에 비해 새로 출저전환되는 액수가 엄청나게 크므로 굳이 감자까지 하겠느냐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말도 안되는 소리입니다. 2조쯤 손해보는 사람들에게 가서 당신들 어차피 2조 손해 보는 마당에 우리들 지분 3천억원 정도 남겨 주어도 2조3천억원 손해이니 그게 그거 아니냐고 말해 보세요. 귀싸대기 맞기 딱 좋은 소리입니다. 감자하지 않으면 3천억원 정도 손해를 더 보게 되는 것이나 마찬가지거든요.

만약에 5대1로 감자하게 되면 채권단 욕할 것이 아니라 1/5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 하고 절을 해야 하는 겁니다. 10대1 감자 한다면 1/10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 하고 절을 해야 하고요. 남겨주는 만큼 손해가 더 커지게 되는 것입니다.

또 혹자는 감자를 위한 임시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들이 반대하면 통과되기 어렵지 않겠느냐 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감자 결의를 하려면 총 주식의 1/2이 필요합니다.(1/2 참석 2/3 찬성이 필요하므로) 금호 대주주 지분과 금호석유화학 등이 보유한 주식의 의결권은 채권단이 갖습니다. 그게 30% 정도 됩니다. 의결을 하려면 20% 정도가 더 필요하지요. 그러나 그런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될 것입니다. 주주총회를 위해 20%를 매집한다든지 하는 등의 미련한 방법을 쓸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채권단 쪽에서 기술적으로 해결방법을 찾을 것이니 여러분들이 고민하실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채권단의 마음이 좋아서 감자를 아얘 하지 않거나 작은 비율로 감자하게 되면 채권단의 손실은 더 커지게 됩니다. 제 돈으로 인심 쓰는 것이야 굳이 말릴 필요 없겠지요. 복 받을 테니까요. 그러나 산업은행장이나 우리은행장의 사재를 털어 남겨주는 것이 아니지요. 경영자의 임무가 무엇입니까? 자기 주주들 이익을 극대화시키고 손실을 극소화시키는 것이지요. 인심 써서 퍼주면 자기가 몸 담고 있는 회사의 주주들에게 손실을 끼치는 것입니다. 배임행위지요. 주주들이 고발하면 형사처벌 받을 수도 있습니다. 더구나 산업은행이나 우리은행은 국가가 대주주잖아요. 거기에 손실을 끼치는 것은 곧 국민 세금을 축내는 일입니다. 임심 써서 감자하지 않으면 나중에 금감위에서도 문제가 될 것이고 거기서 넘어가도 감사원 감사에 걸릴 것이고 거기서 넘어가도 국회 국정감사에 걸릴 것이고 결국은 검찰 수사를 받게 될 것입니다. 검찰 수사가 미진하면 특검까지 갈 수도 있겠습니다.


길게 썼지만 결국 금호산업 감자는 거의 정해진 수순이라는 겁니다. 다들 예상하실 겁니다. 감자될 것 각오하고 금호산업에 새로 들어오신 분들도 많잖아요. 물론 당장 감자되지는 않을 것이므로 적당한 시기에 빠져 나갈 궁리들을 하고 계실 겁니다. 감자되지 않을 듯이 말하는 분들은 대개 눈 감고 아웅하는 것이지요. 거기에 동조하는 분들도 속으로는 다 알면서 속는 척 하다가 적당한 때 빠져나갈 생각일 것이고요. 선수들끼리 다 아시잖아요.


감자가 될 때 되더라도 걱정하실 필요는 없겠지요.

감자되기 전에 주가가 많이 빠지기 전에 이익 보고 팔고 떠나면 그만입니다.

돈들 많이 버세요.
 
 
추신
 

말뚝(geos****)

222.106.***.161
조 위에 현대건설 이야기하면서 1차감자와 출자전환 후 다시 3000원대까지 떨어졌다가 2차감자를 맞았다고 했는데요. 착각하여 잘못 쓴 것입니다. 10.02.12 19:11 신고

말뚝(geos****)

222.106.***.161
계속 떨어져서 5백원대까지 갔다가 반등하여 6백원대에 가서 1차감자(6대1)를 맞았고요. 5030원에 재상장되어 5-6천원 하다가 다시 천원대로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9대1 2차감자를 맞았지요. 2차감자 후 만원대에 재상장되었는데 이게 또다시 6천원대까지 떨어졌습니다. 주당 만원에 샀던 사람은 54대1 감자 후에 6천원대가 되었으니 처음 투자금액에서 2%도 안 남게 된 것이지요. 이후에 6-7년간 계속 올라서 열배나 되었습니다. 지금은 6만원대니까요. 열배 올랐어도 10년 전에 만원 주고 산 사람들은 54만원 가야 본전인 셈입니다. 10.02.12 19:15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