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그룹 사실상 형제 분할

금호그룹 사실상 형제 분할

금호석화 경영권 박찬구회장 부자ㆍ박철완부장…금호산업은 박삼구회장에게

금호아시아나그룹이 형제간 분리경영 수순을 밟는다. 금호석유화학은 박찬구 회장 부자와 고(故) 박정구 명예회장 장남인 박철완 그룹 전략경영본부 부장이 공동 경영하고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등은 박삼구 회장이 맡게 된다. 금호그룹 오너 일가는 8일 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과 긴급 회동을 하고 이 같은 그룹 분리경영 방안에 합의했다. 또 그동안 난항을 거듭하던 사재 출연 문제도 일단락됐다. 금호그룹 오너 일가는 보유한 전체 계열사 지분을 채권단에 담보로 맡기고 처분권도 위임하기로 했다. 집을 제외한 대부분의 부동산 등 사재도 모두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하기로 했다. 채권단과 금호그룹 오너 일가가 합의한 방안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의 경영권은 박찬구 회장 부자와 박철완 부장이 공동으로 행사한다. 박삼구 회장은 보유한 금호석화 주식을 모두 처분하게 된다. 처분 대금은 금호타이어 지분을 취득하는 데 사용하고 금호석화 역시 금호타이어 지분을 채권단과 협의한 후 매각하게 된다. 박삼구 회장은 금호타이어 경영권을 행사하게 된다. 금호석화가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은 금호산업으로 원상복구시킨다. 박삼구 회장은 금호산업 명예회장을 맡고 계열주로서 전체 그룹을 대표하게 된다. 이로써 향후 박찬구 부자와 박철완 부장이 맡는 금호석화는 계열 분리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금호산업 경영권은 일단 채권단이 갖지만 워크아웃을 졸업한 후에는 박삼구 회장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여 향후 박 회장은 금호산업, 금호타이어, 금호아시아나항공 등을 보유하게 된다.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에 대한 신규 자금 3800억원도 설 연휴 이전에 지급된다. 김영기 산은 수석부행장은 "금호그룹 정상화 방안의 선행 조건이던 계열주 책임 이행 문제가 일단락됐다"며 "9일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에 대한 긴급운영자금이 지원될 것"이라고 밝혔다. [임성현 기자 / 박종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