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미래에셋 안에 따른 FI들의 손익 계산

언러브드 2010. 1. 25. 14:03

말뚝(geos****) 121.138.***.188 2010.01.25 13:17

 

금호산업 주식을 한주도 가지고 있지 않고 앞으로도 살 생각이 없지만, 금호사태 진행과정에 관심을 가지게 된 뒤로 이 게시판에 자주 들어오게 되는군요.

재미삼아 미래에셋 안이 실행된다고 쳤을 때 FI들의 손익은 어찌될 것인지 주먹구구식으로 계산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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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안은 실현가능성도 거의 없고 설득력도 없는 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종의 돌려막기 수법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에셋 안이 받아들여져서 그대로 실행이 되었을 때 FI들의 손익은 어찌 될 것인지 재미삼아 대충 계산을 해 봅시다.

우선 산업은행 안에 따른다면 FI들의 손실은 어느 정도일까?

원래 풋백옵션에 따른다면 대우건설 주식을 주당 31,500원에 금호산업에 넘겨 4조1천억원 정도를 받아야 합니다.

대우건설 주식을 1만8천원에 산업은행에서 매수해 준다고 하니 거기에서 2조4천억 정도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나머지 1조6천억원 중에서 6천억원은 탕감해 주고 1조원은 출자전환하게 됩니다.

기존 대주주들의 주식은 소각하고 소액주주들의 주식은 10대1 정도로 감자한 후에 1조원을 주당 5,000원 씩에 금호산업 주식으로 출자전환한다고 쳤을 때, 재상장 후의 금호산업 주식가치는 주당 3,000원도 채 안될 것입니다. 1조원 출자전환한 것이 잘 해야 6천억원 가치 정도나 될까요? 그럼 손실이 4천억원 정도 되지요.

탕감해 준 6천억원과 합하면 대략 1조원 정도의 손실이 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제 미래에셋 안대로 실행되었다고 가정해 보지요.

그러고 나면 FI들에게 남는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풋백옵션 차액 2조6천억원(말이 안되는 금액이라고 생각하지만 미래에셋 안대로 하면 그렇게 됨)이 출자전환된 금호산업 주식

주당 8,900원 씩에 출자전환 되니 2억9천만주 정도가 됩니다. 전체주식 8억8천만주 중에서 33.2%가 되지요.

2. 대우건설 주식 39.6% 중에서 11%를 금호산업으로 넘기고 남은 28.6%

3. 대우건설 주식 11%를 금호산업으로 넘기고 받은 7,000억원

요렇게 남게 되지요.

1. 금호산업 주식 33.2%

금호산업 주식은 주당 8,900원씩에 줄자전환하지만 재상장 후 주당 가치가 3,900원 정도 될 것입니다.(주식수가 8억8천만주임)

금호산업 주식 50%는 2조2천억원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새로운 투자자들 몫이죠. 금호산업의 새로운 대주주는 이들이 될 것입니다.

FI들이 가지게 되는 33.2%의 주식은 경영권에도 직접 관련이 없으니 적당한 시기에 팔게 될 것입니다.

주당 가치가 4천원도 안되지만 이걸 여러가지 방법으로 띄워 주당 6천원 정도에 팔 수 있으면 대성공입니다. 사실 주당 평균 5천원씩에만 팔아도 성공인 셈이죠.

어찌어찌 하여 주당 평균 5천5백원에 팔 수 있다면 거기에서 1조6천억원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2. 대우건설 주식 28.6%

대우건설 주식 39.6% 중에서 11%를 금호산업에 7,000억원을 받고 넘기게 되면 대우건설의 최대주주는 금호산업이 됩니다.

금호산업은 대우건설과 아시아나항공 그리고 대한통운을 거느린 상당한 재벌그룹이 되지요. 그걸 바라고 2조2천억원의 새로운 투자자들이 낚이게 되는 겁니다.

이렇게 되었을 때 대우건설의 주요주주는 다음과 같이 됩니다.


* 금호산업 그룹 - 34.45%(원래 있던 18.64% + FI들로부터 매입하는 11% + 아시아나항공 2.81%)

* FI - 28.6%(39.6% - 11%)

* 금호석유화학 그룹 - 10.1%(금호타이어 5.61% + 금호석유화학 4.49%)


새로 낚여 들어오는 투자자들의 금호산업 그룹과 박삼구의 금호석유화학 그룹은 아무 관련이 없는 그룹이 되죠.

자~ 여기서 가상을 해 봅시다.

FI들이 금호산업 그룹(2조2천억원 새로운 투자자들)에 배신 때리고 박삼구의 금호석유화학 그룹과 연대하면 어찌됩니까?

대우건설의 경영권은 금호산업 그룹에서 금호석유화학 그룹과 FI들의 연대 쪽(38.7%)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그걸로 끝이냐?

대한통운 주식은 대우건설과 아시아나항공이 23.95%로 똑같이 가지고 있습니다. 대우건설과 아시아나항공이 금호산업 그룹 쪽에 있을 때에는 당연히 금호산업 그룹에 속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대우건설이 넘어가게 되면 대한통운도 불안하게 됩니다. 더구나 금호석유화학 그룹의 금호피앤비화학도 많지는 않지만 대한통운 주식을 1.46% 가지고 있습니다. 따로 대한통운 주식을 매집하지 않더라도 금호석유화학 그룹과 FI 연대 쪽이 우위에 서게 됩니다. 대한통운 주식을 약간만 매집하면 금호석유화학 그룹과 FI들의 연대 쪽으로 대한통운 경영권도 넘어가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금호산업 그룹(2조2천억원 새로운 투자자들)은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의 경영권을 잃고 개털되는 거지요.


이상 소설을 써 보았습니다만 FI들이 박삼구의 금호석유화학 그룹과 연대를 하건 말건 항상 가능성이 있다고 하겠죠.

따라서 FI들이 보유한 28.6%의 대우건설 주식은 12,000원 짜리 주식이 아닙니다. 18,000원 혹은 20,000원 가치가 있는 주식이라고 볼 수 있겠죠.

주당 18,000원 씩으로 계산하면 대략 1조6천8백억원이 되고, 주당 20,000원 씩으로 계산하면 대략 1조8천6백억원 정도가 됩니다.


3. 대우건설 주식 11%를 금호산업에 판 7,000억원


FI들이 보유한 금호산업 주식을 재상장 후 주당 5,500원에 팔아 조지고, 대우건설 주식을 18,000원 씩 쳐준다면 1,2,3 합하여 대략 4조원이 됩니다. 대우건설 주식을 20,000원씩 쳐준다면 대략 4조2천억원 정도가 됩니다.

이렇게 된다면야 FI들로서는 계산이 맞아 들어가죠. 원래 1조원 정도 손실을 보게 되었을 것을 거의 손실이 없거나 오히려 이득을 볼 수도 있다는 이야기.

미래에셋 안은 여러가지로 문제가 많습니다. 실현 가능성도 거의 없다고 봅니다. 돌려막기 수법이죠.

금호산업 문제는 원래 누군가는 1조원~2조원의 손실을 보게 되어있는 구조입니다. 그중에서 FI들의 손실이 가장 크겠죠.

그러나 미래에셋 안에 따를 경우 아무도 손해보는 사람이 없을 것 같이 보입니다.


세상에 그런 일은 잘 일어나지 않습니다. 누군가 희생자가 있게 마련입니다.

그 희생자들은 누구일까요?

새로 낚여서 들어오는 2조2천억원 투자자들, 그리고 재상장 후 금호산업 주식을 5,000원~6,000원에 사게 될 사람들이 그 희생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가능성은 별로 없겠지만 혹시라도 미래에셋 안대로 실행된다면 앞사람의 손실이 뒷사람에게 떠넘겨지는 식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을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은 낚이더라도 연기금은 절대 낚여서는 안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