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금호家,형제의난...비극인가?

언러브드 2010. 2. 8. 23:15

승자의 저주->지분경쟁->형제 경영 마감->전문경영인 체제->형제 간 계열사 분할

'승자의 저주ㆍ형제의 난ㆍ형제 간 계열분리'

일련의 금호아시아나 (3,305원 상승200 -5.7%)그룹을 두고 벌어진 일들을 요약하는 단어들이다. 무리한 욕심의 결과는 너무나 썼다. 주력 계열사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신청과 형제들 간의 계열사 '나눠 갖기'로 일단락됐다.

금호그룹은 창업주인 고(故) 박인천 회장에 이어 장남인 고 박성용 회장, 차남인 고 박정구 회장을 거쳐 현재 3남인 박삼구 명예회장이 4대 회장을 맡았다. 현재는 전문경영인이 박찬법 회장이 5대 회장을 맡고 있다.

금호그룹은 이른바 '황금비율'을 가지고 형제경영을 유지해왔다. '황금비율' 이란 금호석화 지분을 박삼구(명예)ㆍ박찬구(전 금호석유 (16,100원 상승1700 -9.6%)화학)회장 및 고 박정구 회장의 장남인 박철완 부장이 각각 10.1%씩을 보유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박찬구 회장 부자가 금호산업 (4,905원 상승185 3.9%) 지분을 팔고 석유화학 지분을 사들이면서 금호그룹 형제간의 불협화음이 불거졌다. 대우건설 인수합병 실패에 따른 형제갈등이 지분 경쟁으로 이어졌던 것이다. 재계에서는 박찬구 회장이 그룹에서 알짜배기인 석유화학을 계열분리하려 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에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해 7월 28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석유화학부문 회장을 맡고 있는 박찬구 회장의 경영 동반퇴진을 발표했다. 25년간 이어지던 금호그룹의 형제경영 전통이 막을 내리는 순간이었다.

이후 외부 접촉을 끊었던 박찬구 전 회장은 8월 3일 오전 회사 게시판에 자신의 해임은 부당하다며 "해임 조치에 대해 적절한 법적 조치를 강구하겠다"며 자신의 심경을 밝혔었다.

이후 한 달여 만에 다시 침묵을 깬 박찬구 전 회장은 9월 1일 법무법인을 통해 입장을 공고히 했다. 박삼구 명예회장과 이사들에게 보낸 내용과 함께 법적 수순으로 가겠다는 자신의 입장을 정리했다.

이후 박찬구 전 회장은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고 금호그룹 오너형제의 경영권 분쟁에서 결국 박삼구 명예회장의 일방적인 승리 쪽에 무게가 쏠렸다.

하지만 금호산업ㆍ금호타이어의 워크아웃 등 그룹의 유동성 위기 해결과정에서 오너들의 사재출연이 형제갈등을 다시 점화시켰다.

경영 퇴진에 억울함을 호소했던 박찬구 전 회장이 지난 5일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무기로 경영복귀 의사를 밝혔다. 결국 이날(8일) 오너들이 사재출연에 전격 합의하면서 계열사 경영권을 형제들이 쪼개 가지게 됐다.

박찬구 전 회장과 박철완 부장이 석유화학 부문의 경영권을, 박삼구 명예회장 부자는 금호타이어의 향후 경영권을 갖게 됐다.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대한통운 등 나머지 계열사는 채권단이 출자전환을 통해 지배권을 확보한 뒤 전문경영인을 선임해 직접 관리하는 체제로 갈 예정이다.

결국 재계 서열 8위권의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계열사별로 오너 일가가 분리 경영을 하게 되는 비극을 맞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