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상반기에 차익 실현하라"

언러브드 2010. 1. 23. 09:44

박건영 브레인투자자문 사장 "상반기에 차익 실현하라"
투자자문사 대표에게 듣는다

박건영 브레인투자자문 사장(43)은 올해 세 가지 이슈에 주목해 투자해야 한다고 운을 뗐다. ‘경기는 회복될 것인가’ ‘출구전략은 조기에 시행될 것인가’ ‘코스피 상승여력은 여전히 남았는가’가 그가 던지는 3대 화두다.

그는 경기 회복국면이 올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3분기에 세계 경기가 바닥을 확인했어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100을 넘어서는 등 급격히 회복되는 중이에요. 문제는 이런 회복세가 언제까지 계속 가느냐는 건데 상반기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봅니다.”

그 근거로 전년 대비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을 든다.

“GDP성장률을 예상해보면 한국과 중국은 1분기 각각 7.6%, 12.2%로 최고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은 2분기에 2.7%로 정점이 예상되고요.”

출구전략 시기도 같은 맥락에서 본다. 중국은 1분기, 미국도 2분기 중에 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의 출구전략 시기도 미뤄지긴 했지만 이 틀에서 크게 벗어나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출구전략이 시행되면 증시에 악재가 된다. 금리가 올라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이 오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코스피 상승여력은 남았을까. 이 역시 상반기에 고점을 찍을 것으로 내다봤다.

“상승여력은 아직 남아 있어요. 한국 기업들은 이미 지난해부터 큰 이익을 내고 있습니다. 2007년 말 코스피가 2080포인트로 최고점을 찍을 때 전체 기업들의 순이익은 57조원 정도였어요. 올해는 80조원이 될 것으로 예상돼요. 이를 단순비교해 코스피를 산출해보면 2920포인트란 수치가 나옵니다. 물론 이렇게까지 오르진 않겠죠. 여러 변수를 감안해 2150포인트까지 바라봅니다.”

그가 계산한 방법은 이렇다. 향후 12개월의 자기자본이익률(ROE·12.9%)과 자기자본비용(COE·9.4%)을 근거해 1.7배의 주가순자산배율(PBR)을 적용했다. 상장기업이익률(ROE)이 역사적 평균 수준인 13%까지 회복 중이고 시중 유동성 증가로 비용(COE)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에 주가 상승 여력이 남았다고 분석한 것이다. PBR는 ROE가 높고 COE가 낮을수록 높아진다. 여기서 금리 인상 시기가 빨라지고 상승폭이 커지면 주가전망치는 낮아지게 된다. 박 대표가 증시 전망에 앞서 경기회복과 출구전략 시기를 중요하게 본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 기업들의 이익이 극대화되는 시기는 1~2분기로 봅니다. 주가 흐름도 여기에 따라 움직이겠죠. 투자자들은 상반기 차익실현을 할 필요가 있어요.”

여기서 환율 변동성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환율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원화 절상) 수출주의 이익감소가 불가피합니다. 그렇다고 크게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고 봅니다.” 국내 증시 상승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날(MSCI) 선진국지수에 오는 6월 편입된다 해도 그 효과는 상반기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종목 선택도 결국 이익에 달렸다고 본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이익을 확대하는 기업에 적극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국내 간판 수출업종인 삼성전자, LG전자, 하이닉스, 현대, 기아차 등을 두루 추천했다. 삼성엔지니어링도 올해, 내년 꾸준한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기대했다.

박건영 사장은

67년생. 경북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30대 중반의 늦깎이 나이로 펀드매니저 생활을 시작했지만 단기간 운용실력을 인정받아 2004년 미래에셋으로 전격 스카우트됐다. 이후 곧바로 스타 펀드매니저로 이름을 날렸다. 미래에셋 간판 상품인 인디펜던스와 디스커버리펀드를 맡아 3년간 운용하면서 100%가 넘는 투자 수익률을 올렸다.

2007년 트러스톤자산운용(옛 IMM투자자문)으로 옮긴 뒤, 칭기스칸펀드를 맡아 업계 톱 수익률로 끌어올렸다. 이후 독립해 지난해 4월 브레인투자자문을 설립했다. 1년도 채 안 된 동안 5000억원이 넘는 수탁액이 몰렸다.

[김충일 기자 loyalkim@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