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강한 어조로 우리를 위협하고 있지만 국내증시는 꿋꿋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달 19일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올랐고, 30일에도 코스피는 약보합,
코스닥은 강보합으로 마감했습니다. 하지만 유독 북한의 위협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종
목들이 있습니다. 시장에서 흔히 '전쟁관련주'로 분류되는 종목들이죠.
이들 종목의 주가가 오르는 이유를 시장에서 떠도는 말들을 종합해 재구성해보면 다음
과 같습니다.
"한화에서 화약을 조달한다. 풍산이 총알을 만들어 삼성테크윈의 자주포에 장전을한다.
두산인프라코어에서 만든 장갑차에 포를 싣고 휴니드산 통신장비를 탑재한다.
이엠코리아가 육지의 시민들은 HRS가 만든 방독면을 착용하고 대피한다. YTN은 북한군과 대결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생중계한다
이처럼 그럴 듯한 시나리오는 실제 한반도의 전쟁발발을 가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전쟁이 나더라도, 이 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져서 투자자들에게 이익이 돌아갈 가
능성은 얼마나 될까요.
지난해 시장이 폭락한 뒤 올 들어 녹색, 바이오, 4대강정비, 제2 롯데월드 등 테마찾
기가 한창입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산업과 증시가 희망을 찾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
지만, 실체가 없는 희망은 헛되기 마련입니다.
역시나 '전쟁관련주'들의 시세는 일시적이었습니다. 휴니드는 19일 상한가로 치솟았지
만, 나흘연속 하락하며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30일은 개장초 상한가에서 7.9%로 상
승폭을 줄였고, 같은 날 장중 12%까지 올랐던 빅텍과 HRS는 각각 1.9%, 3.2%오르는데
그쳤습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북한의 안보위협은 이제 시장의 '변수'가 아니라 '상수'라고도
표현합니다. 한국시장이 이미 안보문제로 디스카운트 돼 있다는 말이지요.
임상국 현대증권 연구원은 방산관련주 테마라고 해서 추격매수는 '절대금물이라고 조
언합니다. 최근 변동성 장세가 다시 확산되고 있는데, 실적이 수반되지 않는 종목부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코스닥은 성장성에 의심을 받는 종목들은 주가
가 장기간 상승하기 어렵다"며 단기 테마에 현혹돼서는 낭패를 보기 쉽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실적에 근거를 둔 테마는 희망으로 연결되지만, 가정뿐인 테마는 신기루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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