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일본, 건강검진 새 기준치 파문…"뭐가 맞나" 혼란

언러브드 2014. 8. 16. 11:01

일본, 건강검진 새 기준치 파문…"뭐가 맞나" 혼란

혈압·콜레스테롤 정상치 대폭 완화…"의료비 20조원 절감"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2014-06-13 16:37:26
일본건강검진학회 등이 올해 새로 제시한 건강검진 정상범위 기준치가 일본 의료 현장에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당장 건강검진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혈압, 혈중 콜레스테롤 정상범위가 대폭 완화되는 등 27개 항목에 달하는 검진 기준치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특히 혈압의 경우 정상범위가 지금까지의 '최고혈압 130 미만∼최저혈압 85 미만'에서 '147 미만∼94 미만'으로 크게 완화됐다.

LDL 콜레스테롤(mg/dl)도 현재는 남녀 모두 120∼139가 정상범위이나 새 기준치에서는 남성은 178까지, 여성은 45∼64세는 183, 65세 이상은 190까지 '정상'이다.

이러한 기준치는 건강검진학회와 건강보험조합연합회가 공동 설치한 '검사기준치및 유용성 조사연구 소위원회'가 지난 4월4일 제시한 것이다.

새 기준치는 2011년 일본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약 150만 명 가운데, 검사항목별로 암 등의 병력이 없고 담배를 피우지 않으며 고혈압 약을 복용하지 않는 등의 기준을 충족한 '초(超) 건강인' 1만∼1만5천 명의 검사치를 성별, 연령별로 분석해 만든 것이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는 고혈압으로 진단됐지만 새 기준으로는 정상범위로 분류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약 복용과 통원 치료를 중단하는 환자들이 나오는 등 의료 현장에서 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새 기준치 제시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크다.

이마무라 사토시(今村聰) 일본의사회 부회장은 지난달 21일 기자회견에서 "많은국민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의료 현장의 혼란을 가져왔다"며 새 기준치를 졸속으로 몰아붙였다.

일본고혈압학회도 새 기준의 '정상' 범위 일부에는 현행 기준의 '재검사 필요' '치료 필요'가 포함돼 있다"고 반발했다. 고혈압학회는 현재 최고혈압 140 이상이나최저혈압 90 이상을 고혈압 진단 기준으로 삼고 있다.

동맥경화학회는 "국민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지 모르는 위험행위"라고 비판했다.

12일 마이니치(每日)신문에 따르면 현재 일본에서 고혈압과 콜레스테롤 환자는7천만 명 이상으로 관련 의료비가 3조 엔(30조 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새 기준치를 발표한 건강검진학회 측은 나이가 들면 콜레스테롤, 혈압이자연히 높아지는데 현재의 기준치에는 이러한 연령과 남녀 차가 반영돼 있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기준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새 기준치가 의료 현장에 적용되면 혈압과 콜레스테롤 관련 의료비가 연간 2조 엔 이상 줄어들게 된다.

5천억 엔이면 일본 전체 암환자의 본인부담 의료비를 무료로 할 수 있다는 점을감안할 때 새 검진 기준치가 의료계를 뒤흔들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마이니치는 지적했다. 

검진학회는 의료 현장의 이러한 혼란과 관련, 새 기준이 당장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앞으로 검진에 어떻게 활용할지를 구체적으로 검토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