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노,병,죽음

죽음의 주체적 의미부여

언러브드 2013. 4. 25. 12:00

 

 인간은 자기의 죽음을 직접적으로 체험할 수는 없고, 다른 사람의 죽음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그리고 이 간접적 체험을 반성하고 고찰함으로써 죽음의 뜻을 이해할 수 있다.

현대의 실존철학이 다루고 있는 것은 바로 이와 같이 이해되고 있는 죽음의 뜻이다.

 

예컨대 K.야스퍼스는 죽음을 고뇌·다툼·부채 등과 함께 한계상황으로서 파악하였다.
M.하이데거는 죽음에의 존재로서 인간을 파악하였다.

그리고 죽음이 고유한 것이며, 결코 남과 바꿀 수 없는, 반드시 찾아오는 그리고 그것을 초월해서 살 수 없는 가능성이라고 규정하였다.

여기서 야스퍼스는 한계상황에서의 자기가 유한(有限)이라는 체험이야말로 포월자(包越者)와의 실존적인 교섭을 가능하게 한다고 말하고

하이데거는 언제, 어디에서 찾아올지도 모르는 죽음의 불안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를 가지라고 호소하였다.

이러한 예에서도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누구나 벗어날 수 없는 죽음의 뜻을 묻는다는 것은, 실은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물음과 일치한다. 

죽음이 아직 오지 않았다고 해서 죽음으로부터 눈을 돌리고 죽음을 도피할 수도 있다.

그러나 죽음이 아직 닥쳐오지 않았다는 것은 죽음이 모든 순간 올 수 있다는 것과 같다.

따라서 죽음의 사실을 자각하면 할수록 우리는 현실의 삶의 뜻을 반성하지 않을 수 없게 되어, 본래의 자기와 그것이 살아갈 목적을 

주체적으로 다시 묻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즉, 각자의 실존적 입장에서 삶과 죽음을 전체적 ·통일적으로 뜻을 부여하려고 시도함으로써

죽음에 깊은 뜻을 주고 삶에 충만된 내용을 갖게 하는 것이다.

여기에 단순히 생물적 생명의 차원을 넘어선 영원한 생명과 죽음과의 새로운 결부가 생겨 사생관(死生觀)이 성립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