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산행 팁(Tip)

[스크랩] 홍콩에서 하룻밤에 단돈 HK140! 시크교도가 운영하는 싱 게스트 하우스

언러브드 2010. 10. 10. 22:27


나 솔직히 홍콩 민박 시스템에 불만 많다.
대게 하루에 더블 기준 HK$500~650선인데,
여기 두끼 가량이 포함되어 있다.

한국말 통하고, 한식주고, 무료 인터넷되고
이게 민박의 장점이다.

그런데 솔직히 하루 HK$500~650. 이거 싼거 아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몇몇 가이드북에 쿠폰으로 미끼 가격제시하고
관심을 끌지만, 막상 보면 늘 방없고,

님. 늘 만실인데 어쩔?
이라고 메일 보내면,

쫌 울 친척이 하는 좀 비싼데 어떠심?
이라고 답장온다.

미끼라는 말을 쓴 이유가
제시된 가격은 선착순 방 10개쯤?
나머지는 이거 보고 전화하게 한 후 비싼 분점이나 가족들이 운영하는
비싼집으로 모셔가는 구조다.

이거니옹이 한말을 내 입으로 해서 그렇다만,
좀 솔직했으면 좋겠다.





지금 소개하는데는,
요즘 홍콩여행자들은 들어가면 죽는 곳으로 아는 청킹맨션이다.

홍콩 여행의 주류들이 곱게 차려입은 여성들로 바뀌면서 사실 여기는 백안시의 무대다.

그리고 사실 90년대만 해도 여기 끔찍했다.

주고객이 아랍계와 흑형들, 인도분들이다보니 이분들의 체취와 우리네 스멜의 관습이

비극적 충돌을 하기 일쑤.

솔직히 조사하다보면 이런 냄시나는 집들 꽤 많다.
하지만 어디든 옥도 있고 석도 있는 법.
청킹도 작정하고 뒤져보면 괜찮은데가 있다.

뭐 물론 곱게 차려입은 여성동지들.
태국의 카오산이나 인도의 빠하르간즈나 서더 스트리트 같은데는 언저리도
안가본 분들은 아마 청킹맨션을 들어서자 마자 헐~ 할꺼다.
즉 언니들 가라는건 아니다.

청킹은 보기에 따라 위험천만해 보일 수도 있지만,
좀 험하게 다녀본 사람의 입장에서는 별세계에 가깝다.

들어가자마자 풍겨나오는 흑형들의 후끈한 체취.
어디선가 흘러나오는 인도의 마살라 냄새.
델리의 찬드니촉 같은 혼돈.
간혹 헬로 마담하는 소리도 실제로 들린다.

이 묘한 카오스는 사실 카오스의 극치라는 인도에서도 발견하기 힘든 구석이 있다.
온갖 비주류 인종의 집합체 같은
묘하게 비현실 적인, 너무나 비현실 적이라 삐거덕 거리는 구닥다리 엘리베이터가
오히려 SF적으로 보인다.

어쩌면 핵전쟁으로 쫄딱 망한,
북두의 권 같은 세계가 한눈에 펼쳐진다.
(물론 누군가를 만졌다 손을 뗐다해서 죽지는 않는다.)

이런 분위기때문에 사실 청킹맨션은 르와르 영화속 무대로 자주 등장한다.
임청하 언니가 인도인들 무쟈게 쏴죽인 중경삼림의 그 우중충한 건물
바로 여기다.

몇일 전
내가 쓴 책에 대한 독자들의 서평을 인터넷 서점에서 디다보고 있는데
이런 글을 읽었다.
정보도 맞고 다 좋았는데, 식당들이 너무 비싼곳이라 유학생인 나는 갈 수 없었다.

나 솔직히 쇼크먹었다.
그리고 반성했다.

매너리즘은 아니다.
나는 책을 쓰면서 가난한 여행자들이 갈 수 있는 곳을 최대한 배려했다고 생각한다.
나 자신이 여행자 출신이었기 때문에.
돈 몇백불로 얼마나 오래 버티는지 놀이를 하며 놀았(?), 버텼던 인간이라

비록 기름기 좔좔이 최고의 컨셉인 홍콩 책에서조차 윈난 쌀국수집 소개하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토스트 박스를 소개하고

어디서나 따듯한 밥을 먹을 수 있는 요시노야는 모든 지점을 찾아내 지도에 넣는다.

그런데 그럼에도 그렇게 보였다는 건,
사실 내가 타협했다는 이야기다.
부끄럽게 생각한다.

내가 춤출수 없다면 혁명이 아니고,
가난한 이들이 즐길 수 없다면, 그들도 외국가서 놀수 있게 만들수 없다면
내가 굳이 여행안내서라는 고비용 저효율의 극치인 이 짓을 해야하는 이유는 사라진다.

 그 곳이 인도이건, 홍콩이건, 상하이건, 베이징이건
난 자기 힘으로 아르바이트해서, 자신의 온전한 노동으로 경비를 마련해
굳이 기름진 음식, 좋은 침대에 몸을 누이지 않아도 쉴수 있는 여행을 희망한다.
그런 책을 쓸려고 이 바닥에 뛰어들었다.
더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사재기 경쟁이 미덕인 여행은 여행이 아니다.

사실,
청킹맨션을 뒤진거는 홍콩 프렌즈 초판때부터다.

일종의 오기였다.

그 곳들을 독자들이 얼마나 갔는지는 모르겠다.
가봤다는 사람 딱 한명 봤을 정도니.

그리고 무엇보다
기름져야만 하는 홍콩책에서
굳이 조사했음에도 나는 강조하지 않았다.
식당을 리뷰해도 비싼곳만 했다.
그래서 사진이 이쁘고, 있어보인다고 생각했다.

이 점에서 나는 이중적이었다.
내가 이런 이야길 하는 이유는 몇가지 계기가 있다.

하나는, 여행자가 아닌 잡지 출신들이 업계에 들어오는 것에 대한 일종의 사상논쟁이다.
여행자 출신과 기자출신은 다르다.

한쪽은 자기의 돈으로 모든걸 해결했던 부류고

또 한 부류는, 팸투어같은 무료 여행을 따라다니며 기사쓰는데 익숙한 사람들이다.

여행자 출신들의 책이 현실을 반영한다면
잡지쪽이나 신문사쪽 출신들이 하는 이야기는 자기가 공짜로다녔던 여행위주다

문제는 후자의 경우 화려하다.
빛나고 때깔나고 광택난다.
이건 마치 뉴타운에 열광하던 2008년 총선같은 분위기랄까?

그렇게 여행할 수 있는 사람 많지 않다.
문제는 홍콩 여행 동호회도 그렇고, 이렇게 여행하는게 잘하는 여행처럼 보여진다는 거다.

여행을 가서 한 일이라고는 트렁크에 가득 뭔가를 실어오는 일뿐이고,
이 것이 여행 카페에서 자랑거리가 된다.
댓글은 님 부럽삼
아니면 어디서 구입했냐는 지르기 정보의 교류뿐이다

물론 이 것도 여행의 한종류. 인정한다
그런데 난 그 와중에서 지르지 못하는 사람들이 눈에 밟힌다

지르기뿐인 여행이 홍콩여행의 주류를 자처하고, 그것이 모델이 되었을때
열심히 노동해, 겨우 호텔팩 정도 감당할 만큼의 비용만 들고 홍콩을 간사람들이나
아시아쪽 여행하다 트랜짓의 힘으로 홍콩에서 눈호사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 카페에서 좌절할껄.

청킹맨션에서 자고, 미도 카페의 볶음밥이 여행 최고의 호사였던 사람들이
기껏해야 아침나절 저렴하게 파는 딤섬 몇알이 혀끝에서 감돌던 느낌이 전부인 사람들을
부끄러움을 느끼게하는 작금의 분위기.
그리고 소비만을 조장하며, 여행의 대가로 카드빛 지는걸 당연하게 써버리는 일부 여행서들
난 이들이 망쳐놓는 여행이 싫다.

여행서는 사진만 보고 넘기는 잡지가 아니라는 말도 전하고 싶다.
그건 미용실에서 뒤적이는 책이 아니라,
필드에 들고가 직접 따라다녀야 하는 책이다.


아......달리다보니 이게 대체 도입이란 말인가? --;;;


싱 게스트 하우스는 시크교를 믿는 자그마한 인도인 미스터 싱이 하는 숙소다.
나름 청킹에서는 성공한 인도인인 싱은 자신의 성을 딴 싱 게스트 하우스 이외에도
저먼(인도식 발음으로 저르먼) 게스트 하우스와 파리 게스트 하우스도 가지고 있다.

방은, 그리 기대할건 없다.
비좁은 공간에 매트리스가 전부,
어떤방은 공간이 희한하게 잘려 더블룸인데 침대도 포개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아주 깨끗하다.
이정도로 싼집(싱글  HK$140, 더블 HK$250)의 매트리스는 대부분 스폰지이기 일쑤인데
이 집은 최소 스폰지는 아니다.
참고로 스폰지의 단점은 땀을 모두 흡수하기 때문에 아주 기괴한 냄새를 풍기며
누우면 푹푹 꺼져서 영 불쾌하다.





또 하나의 장점이라면 이 집이 건물의 북동각에 위치한 탓에
창문이 있다는 점이다.
그것도 창밖에 벽이 가로막히지 않은, 밖으로 툭 트인.
홍콩 숙소중에는 고급 숙소도 창문 없는 방이 간간이 있다.
이런 집들을 대부분 인테리어 떡칠도 창문쪽에 관심을 안기울이게 하는데
막상 발견하고 창을 열었는데 30센치 앞에 벽이 있으면 헐~하게 된다.
 




바닥과 벽면은 타일처리가 되어있는데, 제법 시원한 느낌.
에어컨?
홍콩에서 에어컨 없으면 죽는다.
소음이 좀 거슬리는 구기종이긴 하지만, 방이 좁아서 팬이랑 같이 틀면 언제건 얼어죽을 수 있다.
그리고 무선 인터넷 공짜.

홍콩이 인터넷 인심이 나쁘다.
호텔들은 페닌슐라 같은 일부 최고급을 제외하고는 이 집의 싱글룸 가격정도의 비용을 내야
하루 사용이 가능하다.(그것도 대부분 유선)

민박집의 장점으로 떠오르는것도 바로 무료 인터넷인데,
이 집도 무료 무선 인터넷이 터진다.
아이폰이나 랩탑이 없는경우는 부설 인터넷 카페의 데스크 탑을 써야 하는데
이 경우 1시간에 HK$10를 받는다.





간혹 청킹맨션의 보안을 걱정하는 분들이 있는데,
들어가서 천정한번 보자.
CCTV의 사각이 없다고 느껴질 정도로 촘촘하다.
범죄는, 내가 잡히지 않을거라는 확신이 있을때 벌어진다.

인도에서 놀다 홍콩에서 트랜짓하는 여행자들에게
홍콩까지 가서 시크교도 미스터 싱이 하는 숙소에 묵으며 깜까로나를 외치라는건(깎아주지도 않는다.) 좀 가혹하지만,
하룻밤 HK$140 위드 에이씨 엔 와이파이다.
인도돈으로도 Rs700상당.

그리고 솔직히 민박집 있는 동네도 이 언저리라, 인도인들 우글대는건 HK$500~650짜리 가도
매 한가지라고 말해주고 싶다.


안전하고 깨끗하다.
쫄지마라, 쫄면 돈 나간다.


환타는 포스와 함께..아니  --;; 

이국 하늘 아래 머리두고 있는 상황 자체만으로도 즐거운 여행자들과 함께 한다.
비록 홍콩이라 기름칠도 남부럽지 않게 하겠지만,
진심의 친서민도 할테니 믿어주라.

요 며칠 반성중이다.

 












출처 : 인도방랑기
글쓴이 : 다람살라 환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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