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3·6·5`만 지켜도 10년은 젋게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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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08년 생명표'에 따르면 지지난해 태어난 아이의 기대수명은 80.1년이다. 남자(76.5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의 평균보다 0.3년,여자(83.3년)는 1.5년 더 길었다. 그러나 건강수명은 71세에 그쳐 일생을 사는 동안 질병과 싸워야 하는 기간이 9년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요즘 관심사인 '안티에이징'은 단순히 번역하면 노화 방지에 그치지만 오는 2018년 우리나라가 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14% 이상) 에 들어갈 것을 예상한다면 삶의 질 향상을 추구하는 적극적인 노력으로 해석될 수 있다. 노 · 장년층이라면 100세까지 아프지 않고 활기차게,중년이라면 30대의 젊음을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기를 희망할 것이다. 청년층이라면 이런 바람이 실현될 수 있도록 기초를 닦는 데 소홀히 하지 않아야 한다. 결국 안티에이징의 목표는 각자 제 나이보다 10~20년 젊게 사는 것이다.
노화는 질병이나 사고가 아닌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점진적으로 생체구조가 변해 신체 전반의 활력과 생리적 기능이 떨어지는 과정을 말한다. 나이가 들면 우선 각종 스트레스 요인에 대해 항상성을 유지하는 능력이 점차 낮아진다. 면역 기능과 심폐지구력이 약해진다. 뼈와 단백질의 합성 능력이 떨어지므로 근육감소증 골감소증이 나타난다. 반면 세포에 항시적인 염증을 초래하는 불필요한 체내 지방 성분은 증가한다.
분자생물학적 관점에서는 유해활성산소가 세포 내 DNA를 손상시키고 미토콘드리아를 파괴하며, 세포의 수명을 좌우하는 텔로미어가 하나둘씩 떨어져 나가면서 세포 자체도 노년기에 접어드는 게 노화다. 생리 기능 측면에서는 세포에 염증이 만성화돼 혈당조절이 원만하지 못하고 피떡이 잘 생기며,각종 성호르몬과 성장인자가 감소해 무기력증과 성기능 감퇴가 뒤따른다. 외형적으로는 흰머리가 늘고 탈모가 심해지며 피부도 탄력을 잃어 주름이 잡히기 시작한다.
노화를 막을 수는 없지만 최대한 늦출 수는 있다. 이를 위해 노화의 가장 흔한 요인인 흡연,음주,스트레스,복부비만,운동 부족부터 개선해 나가야 한다. 흡연은 활성산소를 만들 뿐만 아니라 체내 항산화제마저 파괴한다. 나이가 들면 최대 산소섭취량이 저절로 떨어지는데 흡연은 이런 감소세를 가속화한다. 과음도 활성산소를 많이 발생시키며 이를 중화하는 항산화 비타민 및 미네랄의 흡수와 이용을 방해해 노화를 촉진한다.
지속적인 스트레스 역시 활성산소를 만들며,자율신경계를 지속적인 긴장 상태에 놓이게 한다. 이로 인해 면역계 내분비계 소화기계 심혈관계 등에 악영향을 미쳐 질병을 초래한다. 복부비만은 동맥경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과 각종 암에 걸릴 위험성을 높여 조기 사망의 원인이 된다.
따라서 노화의 주요 원인인 활성산소를 줄이고 생물학적인 시계를 천천히 돌리는 방법을 강구하는 게 안티에이징의 출발점이다. 우선 중등도 운동을 매주 3~5일 이상,한 번에 30분 이상 꾸준히 실천하면 적정 체중을 유지하면서 평균수명보다 8~9년 더 오래 살 수 있다. 유산소운동에 근력운동,균형감각 훈련,스트레칭 등을 적절히 배분한다.
영양 섭취도 매우 중요하다. 현미밥 잡곡밥 호밀빵 등 복합 당질 식품 위주로 섭취한다. 노화 방지 식단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채소와 과일.여기에 든 파이토케미컬 약용 성분이 노화를 막고 암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가능하면 매일 세 번,6가지 이상의 채소와 과일을 작은 접시로 5접시 이상 먹도록 한다. 색깔도 5가지 이상으로 다채로워야 훨씬 나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기름은 압착해서 만든 올리브유와 견과류를 위주로 식용한다. 고등어 연어 참치 등 등푸른 생선은 매주 2~3회,계란은 하루 1개씩 먹도록 한다. 황제내경의 오곡 오채 오과 오축에 대한 섭취를 현대적 개념으로 해석하면 잡곡 위주의 혼식으로 50%,채소 25%,과일 5%,육류와 생선 달걀 등으로 15%의 열량을 각각 섭취하는게 최적의 비율이다.
당연히 각종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고 운동과 예방백신 접종으로 면역력을 높여야 한다. 이 밖에 항산화요법,호르몬 보충요법,면역강화요법 등 전문적인 항노화 치료를 고려해볼 만하다.
감정의 소모나 노화를 막는 것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한의학에서 말하는 칠정(七情)을 과도하게 쓰면 안 된다. 화내거나 예민하지 말고 웃고 살라는 얘기다. '이 나이에 뭘해'가 아니라 '이 나이에도 할 수 있다'는 철없는 자세가 젊게 사는 데 필요하다. 과로를 피해야 한다. 피곤하니까 자꾸 술과 음주,과식으로 스트레스를 풀려는 악순환이 거듭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
◆도움말=김광일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교수
김윤덕 서울시북부노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김용석 경희대 강남경희한방병원 뇌신경센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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