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여러 가지 과실주

언러브드 2010. 2. 23. 13:52

여러 가지 과실주   

   과실을 원재료로 한 가양주(家釀酒)에는 세 가지 타입이 있다. 과실에 소주를 부어 과실성분을 우려내는 침출주(浸出酒), 과실에 설탕과 술을 같이 넣은 혼성주(混成酒), 과실과 설탕을 혼합하여 발효시킨 발효주(醱酵酒)로 나뉜다. 침출주와 발효주는 비교적 담기가 쉽고 초심자가 담아도 과실 고유의 맛과 향이 빨리 우러나 마신 다음 뒷맛이 상쾌하지만 혼성주는 노하우가 쌓이지 않는 사람은 담기가 쉽지 않다.

  과실에 소주를 부어 침출주(浸出酒)를 담을 때 중요한 것은 과실속의 수분과 소주의 주도이다. 30도 소주를 사용한다면 일반적으로 재료의 3배를 부어야 하나 다 그렇지는 않다. 과실과 소주의 비율에서 중요한 것은 재료속의 수분과 술에 들어 있는 알코올이 섞인 후의 주도가 문제다. 침출주는 완성되었을 때 주도가 20도 이상은 되어야 오래두어도 변질되지 않는다. 수분함량이 각기 다른 과실로 술을 담아 주도를 똑 같이 20도로 맞추려면 술의 양과 알코올의 주도로 조절하는데 쉽지가 않다. 수분이 많은 딸기와 모과에 똑같은 양의 술을 부어서는 안 된다. 수분이 많은 과실이면 술을 더 붓든가 알코올 도수가 높은 술이어야 하고, 반대로 수분이 적은 과실일 때는 술의 양을 줄이거나 주도가 좀 낮은 술이어도 된다.

  과실주를 담글 때 소주를 즐겨 쓰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소주는 무색투명하여 어떠한 맛이나 냄새에도 잘 적응하여 과실 고유의 색과 향을 잘 우려내주는데다 흡수가 빠르고 값이 싸 경제적이다. 알코올이 강한 소주일수록 과실성분을 빨리 우려낸다. 알코올 도수가 아주 높은 양주라면 더 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술값이 문제다. 같은 종류의 과실로 침출주를 담을 때 25도인 소주를 부으면 3개월, 30도인 것은 2개월, 35도인 소주라면 1개월이면 충분히 우려낸다. 과실과 소주의 양은 1㎏과 1ℓ를 같이 보면 된다. 술의 양은 부피로는 과실의 3배, 무게로는 2배를 부으면 된다. 과실주가 완성되었을 때 주도와 맛은 기호에 따라 다르겠으나 과실 성분이 다 달라 좋은 술은 다년간의 양조기술이 축적된 경험자들이 만들어낸다. 재료가 많고 술이 적으면 시일이 오래 걸리고 완성주의 양이 줄어든 반면 향은 더 강하다. 술 보다 재료가 너무 많이 들어가면 완성주가 떫거나 신맛이 나기도 한다.

  혼성주(混成酒)는 서양의 리큐어(liqueur)와 비슷한 방법으로 담는다. 서양의 리큐어는 증류주에다 초, 근, 목, 피, 과실, 씨앗 등을 넣고 당분을 첨가하여 향과 색 그리고 다양한 맛을 우려낸 서양 와인의 총칭이다. 어떤 리큐어는 재료가 27∼130가지나 들어간 것도 있으며, 재료와 담는 방법에 따라 여러 가지로 나뉜다. 서양에 고급와인이 많은 것은 지중해연안에서 나오는 과실의 당도가 높은 데다 수백 년간의 와인제조기술이 축적되었기 때문이다. 서양의 와인은 칵테일에도 빠지지 않고 식후에 여성들도 즐겨 우리가 주점에서 마시는 술과는 개념이 다르다.

  우리의 일반가정에서 담는 혼성주는 과실, 설탕, 소주를 혼합하여 당도와 알코올 도수를 같이 높인 술이다. 대부분 과실과 설탕을 혼합하여 독에 담아 1차 발효(3∼5일)가 끝나면 위에 고인 설탕물은 따라버리고 3배의 소주를 부어 2차 숙성에 들어가지만, 까닭 잘 못하면 단맛이 알코올과 뒤엉켜 망칠 수 있다. 초심자가 대강 담으면 두 가지 술이 섞이는 것과 같아 시샛말로 짬뽕 술이 된다. 초심자는 침출주나 발효주를 따로 담가 마시기 직전에 취향에 따라 술이나 당분을 가미해서 마시는 것이 좋다는 애주가들의 충고를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즉 혼성주는 침출주나 발효주 보다 담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식품영양학자들은 과실주를 담글 때 백설탕보다 흑설탕을 선호한다. 백설탕은 흑설탕을 정제한 것이지만 그 과정에서 석회, 아황산가스, 암모니아 등의 강한 화학약품이 들어가 정제과정에서 사탕수수에 들어 있는 비타민과 미네랄이 거의 없어져버린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흑설탕은 이들이 많이 남아 있어 자연식품과 비슷하다. 흑설탕 보다 더 좋은 것이 과당(果糖)이다. 이는 곶감이나 건포도 위에 흰 가루상태로 붙어 천연당으로 존재한다. 이 성분이 과실에 들어 있을 때는 포도당이나 서당과 붙어 있지만 이를 분리해내면 독자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과당이 된다. 설탕은 체내에서 흡수할 때 필수적으로 인슐린의 힘을 많이 빌려야 하지만, 과당은 인슐린의 도움 없이도 흡수되기 때문에 췌장에 훨씬 부담을 덜 준다. 만일 설탕이 들어간 과실주를 많이 마실 경우 인슐린이 부족하거나 대사에 이상이 생겨 당뇨병을 유발할 수 있지만 과당을 넣은 술은 당뇨환자가 마셔도 부담이 적다. 과당은 침투압이 설탕의 2배여서 적은 양으로도 과실성분을 쉽게 추출해내는 장점도 있다. 가령 모과 1㎏을 설탕을 첨가하여 술을 담그려면 200g을 넣어야 하지만 과당은 100g만 넣으면 된다. 과당은 시중에서 고과당으로 팔리고 있는데 귀하고 값이 비싼 것이 흠이다. 과당을 구하기가 어렵다면 꿀을 넣어도 좋고 흑설탕을 전화당(轉化糖)으로 만들어 넣어도 부작용이 줄어든다. 흑설탕 1㎏에 물 1ℓ를 부어 끓이면 전화당이 된다.

  발효주(醱酵酒)는 과실에 설탕이나 다른 당분을 혼합하여 발효과정을 거쳐 만들어낸 술이다. 대분의 과실에는 당분이 들어 있어 과즙을 내어 설탕만 조금 넣어도  술이 된 것과 같은 원리다. 꿀이나 설탕물에 효모만 넣어도 술이 된다. 발효주는 침출주와는 달리 당의 함량이 술의 성패를 좌우한다.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대부분의 과실은 당도가 낮아 저 혼자서는 발효주가 될 수 없다. 설탕을 혼합하여 당도를 24도 이상 끌어 올려야 과실주가 된다. 당도가 낮으면 알코올 발효가 정상적으로 일어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대부분의 과실은 여름에 비가 많아 90%의 수분과 10% 내외의 당분이 들어 있다. 물론 껍데기에 비교적 효모균이 많이 붙어있는 포도나 머루 같은 과실은 설탕이 부족해도 적당한 온도(20∼30℃)만 유지시켜주면 알코올 발효가 일어나지만, 당분이 부족한 채 담은 술은 산패하거나 변질이 우려된다. 발효주는 완성되었을 때 주도가 12도 이상 되어야 한다. 만일 완성된 발효주에 알코올 함량이 적어 10도 이하가 되면 2차적으로 초산발효를 일으켜 시고 떨떠름한 술로 변질 되어버린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과실의 당도를 측정해보면 아주 단 것이 18도, 단 것은 15도, 덤덤한 것은 10도 정도로 평균 10∼15도인 것이 대부분이다. 이렇게 당도가 낮은 과실만으로는 발효주를 담글 수 없어 인위적으로 설탕을 가미하여 당도를 24도까지 끌러 올린 것이다. 예를 들어 포도(캠벨) 10㎏을 당도 1도를 높이려면 백설탕 100g이 필요하다. 만일 캠벨 10㎏으로 발효주를 담그려면 당도를 10도 높여야한다. 캠벨의 당도가 14도라면 백설탕 1000g을 넣어야 당도가 24도로 올라간다. 과실별로 설탕을 첨가하는 분량은 과실에 들어 있는 당분의 정도에 따라 다르다. 아주 단 것은 10%, 단 것은 15%, 달착지근한 것은 20%의 설탕을 혼합해야 대충 당도가 24∼25도로 올라간다. 과실이 용기에 들어가면 당류의 약 50%가 발효되어 알코올이 된다. 과학으로 분석해보면 당이 알코올로 변화되면서 약 1/2로 반감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과실에 설탕을 넣어 당도를 24도로 올려 술을 담그면 이론상으로 보아 12도의 과실주가 되어 변질이나 산패가 일어나지 않는다. 독특한 과실 발효주를 담으려면 당분만이 아니라 녹말, 누룩, 효모, 아황산가스, 밑술을 넣는 등 번거롭고 숙련된 경험이 필요하다.

 과실주의 원료인 과실은 80%쯤 익은 것이 신선하고 산미가 풍부하여 좋은 술이 된다. 같은 과실이라도 껍데기가 특유의 짙은 색을 띤 것이 더 좋다. 과즙 속의 당분은 포도당, 과당, 수크로오스 등으로 구성되어 있어 온도가 알맞으면 인공 효모를 보충해주어도 발효가 촉진된다. 과수원에서 나오는 과실 보다 야생과실에는 당도와 산도가 훨씬 높고 타닌과 강한 향이 있어 산과실주가 한층 더 고급술이 된다.

  원료가 될 과실은 성분, 크기, 양에 따라 용기에 잘라 넣는 방법이 조금씩 다르다. 딸기나 앵두 같은 것은 알이 작고 물러 원형대로 넣고, 사과나 배는 2∼4등분하여 씨를 빼낸 후 잘게 썰어 넣고, 감귤이나 유자는 원반처럼 잘라 넣는다. 향과 비타민이 많이 들어 있는 껍데기도 반드시 같이 넣는다.

 ‘술독이 좋아야 술맛이 좋다.’는 옛말이 있듯이 술을 담는 용기의 선택도 중요하다. 참나무통이 좋으나 구하기 어렵고, 도톰한 유리병이나 도자기항아리면 무난하다.

  과실에 따라 숙성기간도 다르다. 모과나 매실같이 단단한 과실은 석 달 이상, 복숭아나 살구 같이 무른 것은 한두 달이면 다 우러난다. 술을 담근 날부터 수일 동안은 2∼3일마다 한 번씩 전후, 좌우, 상하로 흔들거나 잘 저어주면 발효가 잘 된다. 과실성분이 다 우러나면 지체 없이 건더기는 건져내고 체로 걸러 서늘한 곳에서 숙성에 들어간다. 원료를 꺼내지 않고 그대로 두면 몇 가지 나쁜 영향을 끼친다. 첫째, 재료의 성분과 향긋한 맛이 다 빠져나온 후 거꾸로 재료가 술을 흡수하는 경우, 둘째, 씨와 과육에서 해로운 물질이 빠져나올 수 있고, 셋째, 필요 이상의 성분과 향미가 빠져나와 술맛을 그르칠 수도 있으며, 넷째, 부드러운 과육이 분해 되어 술 빛이 흐려지는 등의 결과를 가져온다. 그러나 재료를 오래 담가 둘수록 좋은 술이 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마늘, 인삼, 더덕 같은 것은 오래 담가 둘수록 맛과 향이 좋아진다. 모과, 석류, 버찌, 대추, 파인애플, 레몬, 머루들로 담근 술도 과실을 그대로 두고 마셔도 된다.

  1차 숙성이 끝나고 과육을 건져버린 술은 지하실 같은 곳에서 짧아도 3개월가량 2차 숙성을 시킨다. 숙성은 7∼15℃에서 잘 진행되며, 숙성 중에도 약간의 산소가 필요하고 가스도 발생함으로 완전 밀봉은 곤란하다. 과실 고유의 맛과 향을 즐기려면 최소한 반년 이상 1년 가까운 2차 숙성기간이 필요하다.

  발효주를 담글 때 전체의 분량을 용기의 80% 가량만 채우고 꼭 맞은 뚜껑을 덮되  약간 공기가 드나들게 용기와 뚜껑 사이에 면직물 천을 덮고 묵직한 돌을 올려놓으면 좋다. 천과 비닐을 덮어 고무줄로 묶고 송곳으로 2∼3군데 구멍을 뚫어도 된다.

  가정에서 쉽게 만들어 먹는 과실주 몇 가지를 살펴보자. 침출주로 우려낼 때 살구, 자두, 대추, 머루에는 30도 소주 3배를 부어 3개월간 숙성시키고, 딸기는 1개월 숙성으로 술이 된다. 매실, 모과, 석류같이 단단한 것은 3배를 부어 6개월간 숙성시켜야 한다. 몇 가지 발효주를 예로 들면 복분자주는 20%의 설탕을 혼합하여 1개월간 발효시키며, 모과는 설탕 20%에 6개월, 자두와 복숭아는 설탕 30%에 1개월간 발효시켜 체에 걸러 3개월간 2차로 숙성시켜 마신다.

  흥미롭게도 최초의 과실주를 빚은 동물은 사람이 아니고 원숭이로 알려졌다. 배부른 원숭이가 나중에 먹으려고 바위 틈새나 나무구멍에 과실을 감추어 두었는데 그 후 그만 어디에 넣어 두었는지 잊어버렸다. 시일이 지나 과실이 자연발효 되어 술 냄새가 풍기자 근처를 지나던 인간이 먹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술이 원숭이술이다.

  시대별로 술의 변천을 살펴보면, 수렵채취시대에 처음으로 과실주가 나왔고, 유목시대는 가축의 젖으로 만든 유주를 마셨다. 곡물을 원료로 하는 곡주는 농경시대에 들어와서야 탄생했고, 소주와 위스키 같은 증류주가 가장 늦게 합세했다.

  가장 먼저 대량으로 생산한 술이 포도주다. 야생포도나무는 1억3천만 년 전부터 지구에 존재했으므로 자연 발생적으로 만들어진 포도주를 사람들이 발견하고 직접 술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8천년 전으로 추정한다.

  술꾼들은 냉장고 속의 술을 찾거나 독한 술에 얼음을 넣어 마신다. 경험이나 과학으로 분석해 봐도 일리가 있다. “밥은 봄과 같이 먹고, 국은 여름과 같이 먹고, 장은 가을과 같이 먹고, 술은 겨울과 같이 하라.”고 조선 후기에 편찬된 부녀자들의 지침서‘부인필지’에도 적혀 있다. 찬술을 마셔야 술기가 서서히 몸에 돌아 향이 은은하게 퍼진다. 찬술은 독하고 역겨운 알코올 냄새도 덜하고 먼저 들어간 술로 더워진 몸을 식혀가면서 마실 수 있어 술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그러나 일본인들의 정종이나 스키장의 포도주처럼 따끈하게 데워서 마시는 경우도 있다. 찬성질의 생선회를 먹을 때나 언 몸을 빨리 녹이는 데는 따뜻한 술이 제격이다.

 

 ‘국민건강지침’에 의하면 보통사람들이 하루에 마셔야 할 주량은 막걸리 2잔(360cc), 소주 2잔(100cc), 맥주 3컵(600cc), 포도주 2잔(240cc), 양주 2잔(60cc) 정도라고 한다. 술을 연구한 사람들은 이 정도의 분량이면 하루에 간이 해독할 수 있는 수치 보다 약간 적은 양이라며 그 이상은‘과음’으로 간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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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생각..혼성주 이야기 중 글 쓰신 분이 정의를 혼동 하신듯 함..

구름생각..정제된 백설탕이 아니면 발효가 안되는 것도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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