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장수와 소식

언러브드 2009. 7. 11. 09:04

장수 비결은 바로 '소식(小食)'

"열량 적은 음식 먹인 원숭이 수명 길고 건강도 좋아"
미(美) 교수팀 사이언스지 발표

불로장생(不老長生)의 단서가 세계적 과학잡지 '사이언스(Science)'와 '네이처(Nature)'지에 잇따라 발표됐다. 해답은 너무나 가까운 곳에 있었다. 바로 식사에서 칼로리(calorie·열량)를 줄이는 것. '소식(小食)하면 장수(長壽)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과학이 입증한 것.

미국 위스콘신대 리처드 와인드럭(Weindruch) 교수팀은 사이언스지 10일자에 발표한 논문에서 "칼로리가 적은 음식을 먹인 원숭이는 일반 원숭이보다 수명이 길어지고 건강상태도 좋아졌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다 자란 원숭이 76마리를 20년 동안 관찰했다. 이 중 절반은 일반 원숭이에 비해 칼로리가 30% 적은 음식을 먹였다. 그 결과 칼로리 섭취를 줄인 원숭이는 37%가 현재까지 살아 있는 데 비해, 그보다 기름진 식사를 한 원숭이들은 13%만 생존했다.
어느 쪽이 소식했을까 27세의 원숭이 칸토(왼쪽)와 29세 오웬. 칸토는 20년간 칼 로리 섭취를 정상보다 30% 줄인 음식을 먹어 지금도 털에 윤기가 흐르고 운동능력이 젊은 원숭이 못지않다. 하지만 칼로리 섭취에 제한을 두지 않았던 오웬은 늙고 병든 모습이 완연하다. 사육 원숭이의 평균 수명은 27세이다./미 위스콘신 국립영장류연구센터
특히 칼로리 섭취를 줄인 원숭이는 심장병이나 암, 당뇨병, 뇌 수축과 같은 노인성 질병을 덜 겪었다. 연구진은 "소식의 효과가 원숭이에서 입증된 만큼 같은 영장류인 인간에게도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원리로 수명을 연장시켜주는 약이 나올지도 모른다. 미국 텍사스대 건강과학센터 연구진은 네이처지 9일자에 "라파마이신(rapamycin)이라는 약물이 생쥐의 수명을 28~38%까지 늘렸다"고 발표했다. 라파마이신은 인체에서 'TOR'이란 단백질의 활동을 억제해 칼로리 섭취를 제한한다. 연구진은 라파마이신을 생후 20개월 된 생쥐들에 투여했다. 그러자 수컷의 수명은 일반 생쥐보다 최대 28%, 암컷은 38% 늘어났다. 그렇다고 당장 약국으로 달려가서는 안 된다. 전문가들은 "라파마이신이 인체 면역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에서 노화 억제 효과를 내는 방법이 나오기 전에는 무턱대고 복용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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