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노,병,죽음

아플 때, 그 때는 걸어라

언러브드 2019. 10. 15. 13:16


아플 때, 그 때는 걸어라.


너무 내가 피곤한 것이 아닌가?

군산 비응항에서 선유도 가는 이층버스를 기다리는데,

쏟아져 오는 잠과 피로,

그 때 느낀 나의 생각이었다.

이러다 아플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에게 부여된 일들,

그 일들을 마칠 때 까지는 내일을 마쳐야 하고,

그랬는데, 내가 다시 내 일에 접어드니까,

그 기우는 기우로만 끝나고

다시 어제처럼 아니 그제처럼 건강하게 촬영을 할 수 있었고,

온 몸이 흠뻑 젖은 뒤에야 마음과 몸이 가쁜해졌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한 번 땀에 젖은 자는 다시 젖지 않는다.”

한 번 비에 젖은 자는 다시 젖지 않는다.”

그 평범하면서도 변함이 없는 진리를 터득한 뒤에

내 몸은 어제, 그제와 같이 다시 일상을 되찾은 것이다.


눈물을 두려워하지 마라. 눈물은 마음의 아픔을 씻어낸다.:”

이러한 인디언 격언이 있다면,

피로를 두려워하지 말라. 땀을 흘리고 나면 마음 속 아픔이 씻겨 나간다.”

내가 체득한 이런 말도 있을 것이다.


과거에 그리 했을 수도 있었다는 가정이나

그리 되었어야 했다는 당위는 다 잊어버려라.

다만 슬픔과 아픔을 똑 바로 직시하라.

흐르는 눈물과 불행한 마음을 인정하라.

지금 마음속에 무엇이 있는 낱낱이 들여다보라.”

티벳 승려들의 말이다.


명사십리, 오룡묘, 선유봉과 대장봉을 오르면서

이런 저런 말을 나누며,

아름다운 산천을 바라보다 보니,

그처럼 무거웠던 마음이 솜털처럼 가벼워졌고,

그래, 나는 천상 걸어야 할 나그네,

약보보다 식보가 낫고,

식보보다 행보가 낫다.“

허준의 이 말은 얼마나 대단한 명언인가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아니 글피도

걷고 또 걸어야겠다.


지금, 주위가 고요하다.

이 우주에는 나만 존재하는가?



201974닐 목요일,

우리땅걷기 신정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