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고혈압학회(JSH)가 2013. 11.29~30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대한심장학회에서 2014년도 일본판 고혈압 가이드라인을 전격 공개했다. 다만 전문이 아닌 일부분이다. 하지만 핵심 사안을 거의 소개해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났다.
때마침 올해 11월 대한고혈압학회도 한국고혈압 진료지침을 10년 만에 발표한 바 있다. 국내 학계서는 두 가이드라인이 서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 주목하고 있다.
이날 발표는 일본고혈압학회 진료지침위원회 위원장인 삿포로의대 Kazuaki Shimamoto 교수가 맡았다. 지난 2009년부터 가이드라인 제정에 매진하고 있는 인물이다.
일본고혈압학회는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기 위해 총 7개의 임상적 질문(Clinical Questions)을 던졌다. 질문에 답을 하면서 가이드라인의 핵심적 이슈를 풀어 나갔다.
그 7가지는 '가정혈압의 평가', '1차 약물 선택', '당뇨병(DM)·만성신장질환(CKD)·관상동맥증후군(CAD), 심혈관질환(CVD) 등을 동반한 고혈압환자의 치료', 'MetS·PWV·절대위험 등의 위험도 계층화', '고령 고혈압 환자의 치료', '임신 고혈압 환자의 치료', '만성신장질환 2012 가이드라인과 2012 이상지질혈증 가이드라인의 이슈' 등이다. 삿포로의대 Kazuaki Shimamoto 교수는 이 중 핵심사항인 4가지를 소개했다.
1. 가정혈압 평가 우선 가정혈압 측정의 평가다. 일본고혈압학회는 가정혈압의 측정 방법을 모두 3종류로 새로 정의했다. 하루에 두 번 잰 수치의 평균, 아침과 밤에 잰 수치의 평균, 5~7일간의 잰 수치의 평균이다. 이렇게 잰 것이 135/85mmHg을 넘으면 고혈압으로 정의하고 약물치료 시작시점으로 정했다.
또 아침 고혈압, 스트레스와 관련된 고혈압, 수면시간 고혈압에서의 혈압이 크게 다른 경우를 가면고혈압으로 보고, 이는 가정혈압 측정 시 135/85mmHg 이상, 24시간 활동혈압 130/80mmHg 이상이면 고혈압으로 정의했다. 백의고혈압은 진료실 혈압이 140/90mmHg일 때다.
이 점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일본이 가정혈압을 진료실 혈압과 함께 사실상 표준적인 측정방법으로 제시했다는 점이다. 이는 진료실 혈압 측정을 표준측정법으로 제시하고 있는 서양과 우리나라와 다른점이다. 일본들의 가정혈압 습관과 더불어 가정내 보급된 기계들이 잘 발달됐다는 점을 인정한 것으로 보여진다.
2. 1차 선택 약제 일본은 강제적 적응증(compelling indication)이 없는 고혈압환자의 1차 약제에 변화를 줬다. JSH 2009년 가이드라인에는 일차약제로 ARB, ACEI, BB(베타차단제), CCB, Diuretics 등 5개 계열을 포함시켰지만 새로운 가이드라인에서는 BB를 뺐다. 총 12개의 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이에 대해 Kazuaki Shimamoto 교수는 글로벌 연구와 자국의 연구를 면밀하게 검토해본 결과 BB는 혈압 강하 및 위험 감소에 효과적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일본은 자국의 풍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BB를 제외했다는 점이 새로운 가이드라인의 특징이다.
1차 약제에서 BB가 빠지면서 병용요법 모식도도 휠씬 간단해졌다. 일본은 ARB와 ACEI의 병용요법을 제외하곤 모든 조합을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했다.
3 동반질환 유무 ▲ 당뇨가 있는 환자의 고혈압 목표 당뇨병이 있는 고혈압 환자의 목표혈압을 어느 선으로 정하는지에 대한 문제는 일본도 고민거리였다. 130/80mmHg으로 하자는 의견과 140/90mmHg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린 가운데 위원회 찬반 의견에서, 최종적으로 130/80mmHg으로 결정했다. Hisayama-chou, JDCS, Suita 연구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아울러 이를 위한 1차 약제로는 ARB와 ACEI만 인정한 것도 특징이다.
▲ 당뇨병·만성신질환이 있는 환자의 고혈압 목표 만성신질환이 있는 고혈압 환자의 목표 혈압은 국제 신장질환단체(KDIGO)가 2012년 발표한 내용을 대부분 따랐다. 만성신질환 환자의 단백뇨 유무에 따라, 있으면 130/80 mmHg 미만으로 설정했고 이 경우 1차 약제는 ARB, ACEI를 권고했다. 하지만 단백뇨가 없으면 140/90mmHg으로 다소 늦췄으며 이 경우 BB를 제외한 모든 약제를 쓸 수 있도록 권장했다.
4. 고령환자의 목표 혈압 고령환자의 목표혈압은 자국의 임상을 근거로 구체적인 범위를 지정한 것이 특징이다. JSH 2009에서는 74세 이하인 경우 수축기혈압을 140mmHg 미만으로, 75세 이상인 경우 150mmHg 미만으로 정한 반면, JSH 2014에서는 65~74세는 140/90mmHg으로, 75세 이상에서는 150/90mmHg 미만으로 관리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는 JATOS(2008년)와 VALISH(2010년) 연구를 근거로 했는데 75세 이상 환자에서 수축기혈압을 140mmHg 미만으로 관리하나 150mmHg 미만으로 하나 심혈관 사건 발생에서 큰 차이가 없었다는 점을 반영했다. CASE-J 연구에서는 75세 이상에서 150mmHg 이상으로 한 경우 오히려 심혈관 사건이 증가했다. 아울러 이러한 고령환자의 1차 약제는 ARB, ACEI, CCB, 저용량 이뇨제를 권고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상을 요약하면, 나이가 비교적 젊거나 65~75세 인 경우 진료실 혈압 기준으로 140/80mmHg이 될 때까지 치료해야하며, 가정혈압 측정을 기준으로는 135/85mmHg 미만이 될 때까지 항고혈압 제를 복용해야한다. 또 75세 이상인 경우는 진료실혈압 150/90mmHg 미만, 가정혈압은 145/85 미만으로 맞춰야 심혈관 위험을 낮출수 있다.
단백뇨를 동반한 만성신부전환자는 진료실 혈압 기준으로 130/80mmHg 미만으로, 가정혈압 기준으로는 125/75mmHg 미만까지 낮춰야 하며, 뇌혈관질환과 관상동맥질환을 동반한 환자는 각각 140/90mmHg, 135/85mmHg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
우리나라 가이드라인과 어떻게 다른가?
가장 큰 차이점은 환자분류와 치료약제 그리고 당뇨동반 환자의 목표혈압 설정이다. 일본은 환자분류를 유럽 가이드라인을 그대로 따왔다. 따라서 우리나라에 없는 옵티말 그룹, 고혈압 3기가 있다. 정상혈압도 우리나라는 120/80mmHg 미만인 반면 130/85mmHg 미만으로 설정했다. 당뇨동반환자의 목표 혈압 수치도 우리나라는 140/85mmHg미만인 반면 일본은 자국의 데이터를 근거로 130/80mmHg으로 했다.
일본 고혈압학회는 이 같은 가이드라인을 내년 4월 1일 발표할 예정이다. 이어 10월에는 환자들을 위한 앱스트렉 테이블(Abstract Table)과 요약판을 선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