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노,병,죽음

우리가 사랑하는 이상한 사람들, 식구

언러브드 2012. 9. 27. 21:44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다가왔다 사라지는 계절처럼 이번 생에서 만난 사람들을 생각한다.

엄마의 자궁을 박차고 나오는 순간 까맣게 잊어버리고 만,

지난 생의 수다한 인연들을 떠올려보려 애를 쓴다.

우리는 언젠가 만났을 것이다.

그리고 이번 생에 나눈 기쁨과 슬픔, 사랑과 증오, 집착과 미련, 그리고 그 사이에서 빚어진

수많은 인연의 징표들 때문에 언젠가는 어느 곳에서 분명히 다시 만나게 되리라.

....

머리 위 나뭇가지에 매달린 빨갛고 탐스런 물앵두를 따기 위해 손을 뻗쳤다 거두는 순간,

떨어진 꽃잎을 줍기 위해 허리를 수그렸다 펴는 순간,

한 생애는 딱 그만큼 짧고 아슬아슬하게 스쳐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정해진 이별이 있기에 만남은 소중하고,

지루한 연극도 끝이 있기에 견딜 만하다.

하지만 홀로 심연을 향해 떠나는 자에게도 동행의 추억은 잔흔으로 남는다.

짧게나마 함께 어깨를 나란히 했던 영원, 혹은 영혼의 기억....

나는 다시 발걸음을 재촉해 빠르게 홀로 걸어간다.

                                                                                   

 ..... 김별아/ '우리가 사랑하는 이상한 사람들, 식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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