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겐지모노가타리(源氏物語)

언러브드 2014. 7. 11. 09:36

겐지모노가타리(源氏物語) 


『겐지모노가타리(源氏物語)』는 지금으로부터 약 천년 전인 11세기 경에 쓰여졌다고 추정되는 일본의 장편소설입니다. 왜 제목이 『겐지모노가타리(源氏物語)』인가 하면, 「겐지(源氏)」는 주인공의 이름이고, 「모노가타리(物語)」는 이야기, 소설이란 얘기니까, 한마디로 「겐지라는 주인공의 이야기」란 뜻이지요. 

내용에 대해서 간단히 알아볼까요? 이 겐지(源氏)는 한 귀공자의 이름인데, 천황인 아버지를 가진 최고의 신분에다, 최고로 잘생긴 외모, 게다가 음악, 무술, 학문에 이르기까지 모든 면에서 최고를 자랑하는 영웅적 존재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슈퍼맨이죠. 이 슈퍼맨이 일생에 걸쳐 관계한 여자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데, 『겐지모노가타리(源氏物語)』는 이런 수많은 여자들과 겐지와의 「사랑이야기」를 그린 소설입니다. 

겐지와의 사랑이야기에 등장하는 여자는 미녀, 추녀, 사랑스런 여자, 똑똑한 여자, 귀신이 되어 나타나는 원한의 여자, 할머니(도대체 할머니는 왜 건드리는 거야?)까지 해당되고, 자기의 의붓어머니와 불륜을 저질러 아들을 낳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아무리 당시가 일부다처제라고는 하지만, 정말 대단한(?) 남자라고 할 수 있죠. 『겐지모노가타리(源氏物語)』는 이런 겐지의 사랑이야기를 중심으로, 그의 일생과 그 자손들의 이야기를 그린 것입니다. 

왜 일본고전의 최고봉으로 불리는가? 

우선 작품성에 관해 생각해 보기로 하죠. 천년 전에 쓰인 소설이라고 해 봐야 내용이 뻔하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천∼만의 말씀. 『겐지모노가타리(源氏物語)』는 전부 54첩(帖)의 장으로 구성되는데, 등장인물이 400여명을 넘고, 기간도 70여 년의 오랜 세월을 그린 스케일이 대단히 큰 작품인데도 불구하고, 현대의 문학자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로 주도하고 치밀한 구성, 탁월한 표현 능력, 서정적 문체로 높이 평가받습니다. 특히 인간 통찰의 예리함과, 표현기법의 사실성, 날카로운 비판성 등은 근대소설 기법의 선구가 되기도 했죠. 

그리고 『겐지모노가타리(源氏物語)』는 쓰여지기 이전에 존재했던 노래소설(歌物語)과 창작소설(つくり物語)을 의 전통을 이어받아, 그것을 집대성함과 동시에 일기문학의 정수까지 흡수시켜 단번에 소설(物語)문학의 수준을 높여, 완성단계로 끌고 간 작품입니다. 당연히 이런 『겐지모노가타리(源氏物語)』가 이후의 문학작품에 남긴 영향은 이루 말로 다할 수 없을 정도로 컸고, 수많은 아류작도 낳았죠. 그러니 문학사적으로도 『겐지모노가타리(源氏物語)』의 가치와 의의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짐작되겠죠? 

그리고 소설의 생명인 「재미」도 만점이죠. 별의 별 여자가 다 나와서, 잘생긴 귀공자와 별의별 사랑을 나누는 이야기이니, 얼마나 흥미진진하겠어요? 그래서 이 책이 쓰여진 당시부터 일본에서는 대히트를 쳤고, 이후로도 꾸준히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사랑을 받아왔죠. 게다가 고전작품이라면 입시때 외에는 인연도 관심도 없는 현대에도, 『겐지모노가타리(源氏物語)』는 여전히 일본 전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왜? 재미있으니까. 아무리 문학사적으로 가치가 있어도 재미없는 소설은 아무도 읽지 않죠. 그렇지만 『겐지모노가타리(源氏物語)』는 현대인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소설적 재미와 잘 짜여진 구성을 자랑하기 때문에, 지금도 일본의 내노라하는 문학자들은 엄청난 시간을 투자해가며 『겐지모노가타리(源氏物語)』의 현대어역을 앞다투어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일본의 전통극인 가부키(歌舞伎), 노(能), 가극(歌劇)은 물론이고, 연극, 영화, TV드라마, 만화, 소설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로 애용되고 있는 실정이랍니다. 

또 한가지, 『겐지모노가타리(源氏物語)』를 읽어보면, 작품이 쓰여진 당시 일본의 문화와 사상 등을 자세히 알 수 있으므로, 역사 자료적인 면에서도 그 가치를 발견할 수 있죠. 그러니 정말 문학성, 작품성, 역사성 등 모든 면에서 인정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소설입니다. 

바로 이런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일본사람들은 『겐지모노가타리(源氏物語)』를 일본 고전작품의 최고봉으로, 또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일본의 문화유산으로 손꼽기에 주저하지 않는 거죠. 이같은 현상은 쓰여진 당시부터 변함이 없었는데, 한가지 쉬운 예를 들어보면, 중세시대의 대표적인 문학평론서인 『무묘조시(無名草子)』를 보면 다음과 같이 격찬하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겐지모노가타리(源氏物語)』란 소설을 만들어 낸 것이야말로, 생각하면 할수록 이 세상에 둘도 없이 신기한 일로 느껴진다. 정말 부처님이 계시를 주셔서 세상에 내리신 것으로만 생각된다. (さてもこの源氏作り出でたることこそ、思へど思へどどこの世一つならずめづらかに覚ゆれ。誠に仏に申し請ひたりける験にやとこと覚ゆれ。) 

결국 중세의 학자들은 이 불가사의한 소설에 대해, 보통의 인간이 쓴 것이 아닌, 부처님이 내리신 영험이라고 밖에 해석을 할 수가 없었던 것이죠. 이런 예가 단적으로 『겐지모노가타리(源氏物語)』의 대단함을 보여주는 거라고 할 수 있겠네요. 

작자는 바로 무라사키시키부(紫式部)라는 한 궁녀입니다.

 

자료출처 : 김 현정 교수의 알기 쉽고 재미있는 '겐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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