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서울 수유동에서 23일 밤 브레이크가 고장 난 대형 버스에 치여 사망한 7명의 유족은
"도저히 믿지 못하겠다"며 망연자실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사망자들의 시신이 안치된 수유동 대한병원 장례식장의 영안실에는 24일 새벽부터 참변 소식을 접한 유족이 몰려들었다.
시신을 확인하지 못한 유족들은 발을 동동 구르며 영안실 옆 의자에 앉아 눈물만 뚝뚝 흘렸고,
일부 유족은 아직 차려지지 않은 텅 빈 빈소에 들어가 멍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사망자들이 근무하던 학교와 교육청 관계자들도 찾아와 유족들을 위로했지만 갑작스럽게 닥친 참변에 모두 말을 잇지 못했다.
사망자들은 20년 전부터 친목모임을 가져온 교육 공무원들로, 사고가 발생한 23일 밤에도 모임을 가진 뒤 승용차 한 대에 타고
수유리 4.19탑 주변을 지나던 중 변을 당했다.
당시 모인 사람들은 모두 8명이었지만 1명은 몸이 좋지 않아 자신이 몰고 온 승용차를 타고 먼저 귀가했으며,
7명이 남은 승용차 1대에 탔다가 운명을 같이했다.
사망자들은 40∼50대 주부들로, 대부분 아들을 군대에 보낸 상태여서 안타까움이 더했다.
숨진 곽향숙씨의 남편(49)은 "어젯밤에 계속 전화를 했는데 안 받아서 가슴이 답답하고 뭔가 불안하던 터에 사고소식을 들었다.
군대에 간 큰아들이 올 7월 제대한다고 좋아했는데..."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줄곧 "불쌍해서 어떡하나"라며 통곡을 멈추지 않은 전수애씨의 남편 강모(56)씨는
"군대에 간 막내아들하고 지난 2월 시집간 딸에게는 엄마가 교통사고가 나서 중환자실에 있다고만 연락했다"며
"아이들이 충격을 받을까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희생자 명단에 오른 김은경(여)씨의 아버지는 "부모에게 참 잘해서 동네에서 참 부러워하기도 했다"며
"1주일 전 용돈을 준다고 해 교육청에 찾아가 딸을 본 것이 마지막이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min7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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