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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일리치의 죽음 - 레프 니꼴라예비치 똘스또이 저

언러브드 2013. 3. 29. 12:33

 

삶과 죽음에 대한 거장의 통찰
똘스또이의 중단편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작품


똘스또이의 중단편 중에서 가장 훌륭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반 일리치의 죽음』은

삶에 대한 똘스또이의 생각과 문제의식이 잘 나타나 있다.

이 작품은 한 인간의 삶과 죽음을 냉철하게 관찰하고 분석하고 묘사하고 그것을 극적으로 그려냄으로써 보편적 삶의 본질을 통찰한다.

판사로서 남부럽지 않게 성공한 인생을 살아가던 이반 일리치가 성공의 정점에서 갑자기 원인 모를 병에 걸려 죽어간다.

서서히 죽어가는 이반 일리치는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고 삶의 의미를 고통스럽게 되묻는다.

죽음 앞에서 한 인간이 자신의 삶 전체를 되짚어보며 그 의미를 파고드는 과정을 매우 밀도 있고 설득력 있게 그려냄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보편적인 인간의 삶과 운명을 근본부터 다시 생각해보게 만드는 감동적인 장면을 빼곡하게 담고 있다.

 

 

 

“죽음 대신 빛이 있었다.” - 삶과 죽음에 대한 거장의 통찰

소설은 동료들과 가족 친지들이 이반 일리치를 바라보는 시선을 조망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이 동료들에게 통보되자,

이들은 그를 애도하기보다는 그의 죽음이 자신들에게 가져올 이해득실을 계산하는 데에 열중한다.

그다음, 이반 일리치의 삶과 발병, 그리고 죽음에 이르는 과정이 이반 일리치의 시점에서 그려진다.

당시 러시아 사회의 일반적 삶의 기준대로 살아온 이반 일리치는 죽음 앞에 이르러 자신이 왜 죽어야 하는가를 거듭 묻는다.

아무런 잘못도 없는 자신이 죽어야 할 이유를 찾을 수 없는 이반 일리치는 무능한 의사들, 이기적이고 무심한 가족들,

그리고 신과 운명을 저주하며 고통에 몸부림친다.

그러나 결국 죽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된 이반 일리치는 다름 아닌 바로 자신의 삶이 잘못되었음을 인정하고

고통에서 벗어나 편안히 눈을 감는다.

똘스또이는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역사적, 사회적 모순성을 가장 예민하게 감지해낸 예술가로서

한 인간의 죽음 앞에서 근대적 인간의 존재와 존재양식에 대해 본질적인 의문을 던진다.

이반 일리치가 삶의 마지막 순간에 진정한 삶의 의미를 깨닫고 죽음조차 넘어선다는 것은 이반 일리치의 깨달음일 뿐만 아니라,

언젠가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작가 자신, 그리고 모든 인간의 삶에 대한 의미부여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똘스또이는 외적인 일상의 모습과 인간 심리의 움직임 사이의 거리를 적나라하게 묘파함으로써

인간 삶의 보편적 모습을 인지하게 한다. 이런 점에서 이 작품은 죽음에 대한 철학적 의미에 대한 탐색인 동시에

인간의 일상적 모습과 내면 사이의 날카로운 대립과 지양의 심리극이다.


목차

이반 일리치의 죽음

작품해설
작가연보

발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