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중풍 - 좁아지는 혈관…40대 이후 적신호 오면 늦다

언러브드 2013. 3. 22. 14:58
[건강] 중풍
좁아지는 혈관…40대 이후 적신호 오면 늦다
 
 
 
초음파 뇌혈류 검사와 초음파 경동맥 검사 장면.
사람들이 중풍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가장 흔한 사망 원인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특히 암이나 심근경색 등 다른 사망 원인보다 더 두려워하는 이유는 중풍이 신체는 멀쩡하게 남겨 둔 채 뇌만 파괴하여 괴로운 여생을 살아가게 만들기 때문이다. 거동을 못하고 누워 있는 한 사람을 간병하기 위해서는 세 사람의 인력이 필요하며, 튜브로 음식을 공급하거나 기저귀로 대소변을 처리하는 비용도 한 달에 200만~300만 원이 든다. 걷지 못하고 누워 있으면 폐렴이나 욕창을 비롯한 여러 가지 질병에 잘 걸린다. 여기에 사용되는 기구나 항생제에 드는 비용은 우리나라의 보험재정을 위협할 정도로 막대하다. 따라서 중풍은 개인뿐 아니라 국가에서도 두려워하는 질병이다.

 

중풍 예방하기=먼저 중풍의 근본적 원인인 동맥경화를 예방해야 한다. 동맥경화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흡연, 비만 등으로 생긴다. 유발요인을 먼저 없애고 이것이 부족할 때에는 아스피린, 스타틴(고지혈증 치료제), 오메가-3 등으로 치료를 한다. 중풍 예방은 40대 이후에는 누구나 시작해야 한다. 정기적 건강검진으로 중풍의 유발 요인인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이 나타나는지 점검하여야 한다. 이런 유발 요인이 없더라도 동맥경화가 있는지를 검사해 볼 필요가 있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이 있으면 동맥경화의 진행 속도가 빨라진다. 40세가 넘으면 우리 몸의 어디선가 동맥경화가 진행되고 있을 확률이 높다. 동맥 경화의 정도를 측정하는 대표적인 방법에는 ‘초음파 뇌혈류 검사’와 ‘초음파 경동맥 검사’가 있는데, 이런 검사를 통하여 중풍 예방약을 복용해야 할지를 결정할 수 있다.

 

 

◆초음파 뇌혈류 검사=뇌동맥의 단면적이 50% 이상 좁아지면 중풍이 발병할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이 시점부터 중풍 예방약 을 복용하도록 전문가들은 권하고 있다. 이 시점을 정확하게 알려 주는 검사가 ‘초음파 뇌혈류 검사’(또는 경두개 도플러)이다. 이 검사는 뇌 자기공명혈관촬영(MRA) 에 비해 비용이 저렴하고 반복적으로 검사하기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이 밖에 뇌 자기공명혈관촬영으로는 측정이 불가능한 혈류 방향, 측부순환, 협착의 변화를 측정할 수 있다. 그렇지만, 뇌혈관을 전체적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판독하기가 어렵고, 내경 감소가 50% 이하인 협착은 진단하기 어려우며, 검사자의 숙련도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나고, 측두골이 두꺼운 사람에게는 검사가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 검사에서 동맥이 좁아져 있는 결과가 나오면, 이미 50% 이상 진행되어 있다는 뜻이므로, 즉시 중풍 예방약을 복용해야 한다.

 

◆초음파 경동맥 검사=동맥 경화는 복부 대동맥, 경동맥, 심장 동맥, 뇌동맥의 순서로 진행한다. 이 중에서 가장 검사하기 쉬운 곳이 경동맥이다. 경동맥에 동맥 경화가 있으면 나머지 동맥에도 동맥 경화가 있을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경동맥에 동맥 경화가 어느 정도일 때 중풍 예방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을까? 많은 신경과 의사들은 경동맥의 내막-중막 두께가 1.5㎜보다 두꺼우면 중풍 예방약을 처방한다. 경동맥이 심하게 좁아져 있으면 수술이나 스텐트로 넓혀주는 치료를 한다. 경동맥이 70% 이상 좁아진 사람은 5년 내에 10 명 중에 1명꼴로 중풍이 발병하는데, 수술이나 스텐트로 넓혀주면 발병률이 100명 중에 한 명꼴로 줄어든다고 한다. 경동맥 검사는 초기의 동맥 경화 병변을 볼 수 있고, 조영제가 필요 없고 방사선의 위험도 없으므로 자주 검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기계의 성능이나 검사자의 숙련도에 따라 판독 결과에 차이가 많다는 단점이 있다.

 

◆우리의 실천 사항=턱과 귀가 만나는 부위 아래쪽의 목 양편을 손으로 눌러보면 박동을 느낄 수 있는데, 이것이 경동맥이다. 만약 이 부위에 박동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경동맥이 막혀 있을 가능성이 있다. 또 이 부위에 청진기를 갖다 대었을 때 아무 소리가 나지 않아야 정상인데, ‘쉭쉭’ 하고 혈액이 빠르게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면 경동맥이 심하게 좁아져 있는 상태이다. 이럴 경우에는 경동맥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한편,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이 있는 사람들은 40대 후반에 뇌동맥의 협착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초음파 뇌혈류 검사와 초음파 경동맥 검사를 모두 받는 것이 좋다. 세계 뇌혈류 초음파 학회에서는 뇌혈류 초음파 검사를 40세 이상의 정상인은 3년에 한 번, 동맥 경화가 있는 사람은 정도에 따라 1년에서 6개월마다 검사를 받도록 권장하고 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도움말=한병인 두신경과 원장(신경과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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