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영화

실크 (詭絲, Silk, 2006) 대만영화

언러브드 2020. 2. 28. 22:56

詭絲, Silk, 2006


공포가 아닌 흥미로운 소재를 어필하는 영화2007.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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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영화라는 것은 열이면 열 평론가들에게 악평을 듣는다.

평론가라는 족속들이 본디 대중위에 군림하려는 오만한 태도를 가졌지만

우리는 적어도 호러영화 만큼은 평론가들의 오만한 태도에도 수긍하곤 한다.

그것에는 각본이 없고, 네러티브가 없으며

평론가들이 그리도 좋아하는 철학적인 사색이 없다.

오로지 매너리즘에 빠진 연출만으로 러닝타임을 체우는 영화는

호러영화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의미에서 이 실크라는 영화는

설사 평론가들이 악평을 하더라도 변호해 주고픈 입장이다.

이 영화는 소위 말하는 J호러물이나 헐리우드 풍의 슬레셔, 고어무비따위의

끔찍한 연출로 공포를 자아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없다.

 

이 영화가 가지는 힘은 연출적인 면이 아니다.

귀신을 잡아 가두고 연구한다. 는 발상이 대단히 흥미를 자아낼 뿐아니라

그에 따른 전개도 그리 어색하지 않다.

주인공이 처음 귀신을 보고

"혹시 영화에서 처럼 위험한가?"

라고 연구원들에게 질문하는 장면에서

실소가 나온 사람은 본인 뿐만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호러영화도 어찌보면 대다수가 일본풍호러의 연장선상이고

헐리우드의 호러물도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연출에 치중된 영화가 많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호러영화를 보는 것은 무엇때문인가?

단순히 끔직한 장면, 소름끼치는 연출을 즐기기 위해서인가?

 

적어도 본인은 호러영화를 찾아 보는데 있어서

우리가 모르는 세계에 대한 흥미와 호기심을 동반한다고 생각한다.

귀신이나 유령, 괴물에 대한 탐구욕을 영화를 통해 발산하고 싶어한다.

호러물의 귀신을 보며

우리는 저 귀신이 과연 어떠한 인과의 결과물이며

어떠한 법칙위에 성립되는 것인지 궁금해한다.

 

실크라는 영화는 지극히 영화적인 접근법으로서

그러한 의문에 도전한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귀신의 연구를 통해 느끼고 생각하는 극중의 인물들은

결국 우리의 거울과도 같으며

그 만큼 우리는 극중인물들에 동화되기도 쉽다.

적어도 이리저리 도망다니며 패닉에 빠져 희생되는

그런 사람들을 보는것보다는 백배 공감이 간다.


kaka***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