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래·가요

[스크랩] 이연실 / 비둘기집 (노래 모음)

언러브드 2010. 9. 6. 21:10

 

 

 

 

1. 비둘기집 (1집)
2. 둘이서 걸어요 (1집)
3. 새색시 시집가네 (1집)
4. 하얀 눈길 (1집)
5. 목로주점 (1981)
6. 부모 (1975)
7. 역 (1973)
8. 소낙비 (1973)
9. 스텐카라친 (1982 넋두리)
10. 찔레꽃 (비와 나그네 1972)
11. 타박네 (1983 조그만 이야기들)
12. 솔개 (1983)

이연실   Lee, Yeon-Sil ..... 여성솔로 (보컬, 기타) 1950
학력 : 홍대 미대 중퇴
'이연실' 의 음악 활동 : 김영균, 이연실 (1985) 
                                 박인희 / 이연실 (1982) 
                                 최헌 / 이연실 (1973)

 

 

 

이은미의 찔레꽃이 아니라 이연실의 찔레꽃을 이야기 하고 싶다. 내가 최초로 접한 찔레꽃은 이연실의 찔레꽃이다. 뚜렷한 기억은 없다. 맨 처음 찔레꽃을 들었던 순간이 기억이 없다. 분명 있었을텐데, 그리고 적잖게 감동 받았을텐데, 왠일인지 기억이 없다. 어디서 맨 처음 들었을까? 알 수가 없다. 기억력의 감퇴일 것이다.
이연실을 가장 먼저 발견한 사람은 작사가 '전우'이다. 전우는 배호의 누가 울어, 안녕, 금과 은의 비둘기 집, 박경희의 저 꽃 속에 찬란한 빛이를 작사한 60년대 최고의 작사가이다. 대중잡지이면서도 박경리, 김수현등의 소설을 연재하기도 했었던 아리랑의 편집장이었고, 한국최초의 대중연예인들에게 주는 상, 독수리 상을 제정하기도 했었다.
전우는 마흔두살 되던 해, 1978년에 세상을 떠났고, 사인은 간경화였다. 술을 많이 마셨고, 학교는 경기중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한다. 그는 한국가요계 최초의 서적인 세월따라 노래따라의 저자이기도 하고,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의 기관지를 최초로 만들기도 했었다. 예비군가의 작사자이기도 했고, 한국최초의 프로덕숀 '전우 음악실'을 개설하기도 했었다. 그 전우음악실 최초의 제작 음반이 바로 이연실의 데뷔앨범이었다.
전우는 이연실을 소공동 훠 시즌에서 처음 보게 된다. 이연실은 무대 위에, 전우는 벗들과 함께였었다. 전우는 이연실의 재능을 금세 알아보았고 그녀의 음반을 제작하게 됐던 것이다.
이연실은 홍익대 미대 서양화과 재학 중이었다. 이연실은 결코 평범치가 않았다, 이연실은 노래를 하기 위해서 6개월간 학교를 휴학하고 대구에 내려가 다방 레지 생활을 일부러 해내기도 했었다. 삶의 밑바닥을 체험해야만 노래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랬던 이연실의 노래 중에는 '새 색시 시집가네'라는 향긋한 노래도 있었고, 목로주점 같은 열기도 있었다. 그리고 고향꿈이라는 언더 그라운드 성향의 철학적이면서도 솔직한, 그리고 사실주의적인 노래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찔레꽃을 이연실의 노래 중에서 가장 좋아한다. 엄마는 일을 가고, 노래 속의 화자는 배고픈날 가만히 찔레꽃을 따 먹는다. 배고픈날 가만히 따먹는다. 엄마 엄마 부르며 따먹는다. 그것은 그리움을 채우기 위해서이고, 허전한 마음을 꽃향기로 씻어내기 위해서이다. 옳커니, 사람은 누구에게나 찔레꽃이 필요하다. 그립고 배고픈 날 가만히 따 먹을 수 있는 향기와 먹거리가 필요한 것이다. 아, 아직은 너무 어린 날, 엄마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나이의 아이는 하얀 찔레꽃을 따 먹으면서 그리움을 잊고자 한다. 배고픔을 채우고자 한다.
나는 이 배고픔과 그리움이 다분히 한국적인 상징이고 우리가 은근히 감추려고했던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연실의 찔레꽃을 듣게되면 숙연해지기 조차 한다. 아직도 한국은 가난하다. 누구 때문일까? 누가 한국을, 그리고 한국인을 이토록 길고 길게, 가난한 나라로, 가난한 사람들로 만들었을까?
이연실은 그 가난을 노래한다. 초라한 시절을 노래한다. 하지만 그 가난과 초라함이 너무나 또렷한 노래, 이연실의 찔레꽃은 5월의 화사함과 그 햇살 속에서 아릿한 아픔으로 어느새 내 가슴에서 피어나고 있다.
 

 

 

 

 

출처 : 쿤타 킹
글쓴이 : 쿤타킹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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